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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변호사의 금융·보험 바르게 알기(4)] 수출기업의 환리스크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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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상반기 수출대금을 원화로 받는 비중이 늘어나 엔화 결제 비중을 처음으로 추월했다고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화 결재 비중은 2010년도 1%에서 꾸준히 상승하여 2017년 상반기 수출대금 원화 결제 비중은 3.0%에 이르렀으며, 반면 엔화 결제 비중은 2012년 하반기 4.4%에 이르던 것이 2017년 상반기에는 2.8%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이란과의 경제 협력 재개이후 대(對)이란 수출대금 중 상당수가 원화로 결제된 점과, 일본 수출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점 등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무역 거래에 있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 또한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달러화 결제는 전체 수출대금의 84%를 차지하며 절대 다수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출기업의 환헤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

수출기업이 수출대금을 원화로 받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만일 3,000만원짜리 물건 100개를 수출하고 30억 원을 받기로 약속한 경우 결제일에 우리기업이 받게 되는 돈은 30억 원으로 정해지므로 기업은 그와 같은 장래매출을 기준으로 다음 계획을 짤 수 있다. 하지만 수출대금을 달러로 받기로 약속한 경우에는 머리 속이 복잡해진다. 같은 시나리오에서도 30,000달러(계약시에는 원 · 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짜리 물건 100개를 수출하고 300만 달러를 받기로 약속하였는데, 결제일에 이르러 원 · 달러 환율이 달러당 900원으로 하락하면 30억 원이 아닌 27억 원 밖에 벌지 못한다. 만일 원 · 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으로 오르게 되면 33억 원을 벌게 되어 3억 원의 초과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같은 물건을 납품하였는데 환변동 만으로 위와 같이 막대한 매출 차이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수출기업들은 물건을 잘 만드는 것만큼이나 환헤지가 중요하다.

위와 같은 환헤지 상품으로 대표적인 것이 KIKO(Knock In Knock Out) 사건이었다. KIKO 사건으로 인해 우리 중소기업들은 많은 피해를 입었고 법정관리 또는 도산한 기업도 많았다. 수년간 민 · 형사 소송이 이어졌으며 2013년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됨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KIKO 대법원 판결은 금융상품 특히 위험성이 큰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의 정도 등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대법원은 기업의 경영상황 등에 비추어 그 환헤지 목적에 적합하지 아니함에도 계약체결을 권유한 행위 및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아니한 설명의무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으나, 기업이 KIKO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 순수한 환헤지 목적이 아닌 환투기적 목적에서 KIKO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소기업의 피해를 보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기는 하였으나, 환헤지와 관련한 전문인력이 구비되지도 않았고 그에 관한 경험도 전무한 회사들에게 무리하게 은행이 영업한 사례 등의 경우에는 피해 구제가 일부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KIKO 사건의 트라우마가 너무 컸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환헤지 상품에 대해서는 일단 겁을 먹고 가입을 꺼리고 있으며, 은행들 또한 KIKO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였고, 유사 환헤지 상품 판매에 대해서도 매우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이는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 상당한 변동성의 부담을 주고 있다.

환헤지상품이 부담스럽다면 환변동보험으로

위와 같은 환헤지상품의 경우 파생상품 등에 대한 상당한 경험과 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환율과 관련한 전문인력이 갖추어진 회사가 아니라면 이에 대한 접근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제공하는 환변동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하고 싶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무역과 해외투자촉진을 위한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해 1992년 7월에 설립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무역투자보험기관으로, 위와 같은 환변동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환변동보험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환변동보험은 미래 수출계약에 관한 보장환율을 정한 뒤 실제 거래가 이루어질 때의 환율이 보장환율보다 낮으면 그 차액만큼을 보상받고, 대신 보장환율보다 더 높아지게 되면 그 차액을 회사가 취하는 것이 아니라 무역보험공사에 이익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이와 같은 일반형 외에도 일정범위에 대해서는 환위험에 노출시키는 대신 특정 범위에 대해서만 환헤지를 행하는 범위선물환, 이익금 납부 의무를 면제하고 환율 하락시에는 하락분의 일정수준까지 보상받는 부분보장 옵션형, 이익금 납부의무를 면제하고 환율 하락시에는 하락분 전액을 보상받는 완전보장 옵션형 등도 있다. 옵션형 상품의 경우 환율 상승에 대한 과실을 회사가 가지게 되는 계약 구조이므로 일반형이나 범위선물환에 비해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원화결제는 이와 같은 환헤지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의미

앞서 설명한 수출대금을 원화로 지급받다는 것은 위와 같은 골치 아픈 환헤지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회사로서는 이와 같은 원화 지급 방식을 선호하겠지만, 계약에 있어 주도권을 가진 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닌 현실에서 대부분의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외국기업들을 상대로 원화지급을 요청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따라서 환헤지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계속되어야만 한다.

수출대금을 원화로 지급받는 비율이 3%가 아닌 30%를 넘어섰다는 반가운 기사를 읽을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도 무역 최전선에서 피땀 흘려 일하고 있는 수출기업들을 응원한다.


김도형 <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

학력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졸업(행정법 석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로스쿨 졸업(LL.M.)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 제7기 수료
서울대학교 금융법무과정 제7기 수료

경력

제44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34기 수료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원 강사
한국금융연수원 교재집필 위원(리스실무)
대한변호사협회 입법평가위원회, 스타트업 · 규제혁신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석유공사 계약심의위원
법무부 해외진출 중소기업 법률자문단 자문위원
한국증권법학회 이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구성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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