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흔히 ‘복숭아술’이라고 불리는 일본술 ‘츄하이(チュ?ハイ)’를 드신 경험이 있으신지요.
츄하이는 일본어로 소주(?酎)와 하이볼(ハイボ?ル·소다수에 술을 섞은 것)을 합성한 약자라고 합니다. 소주에 탄산수와 과실액을 섞어만든 알콜도수가 낮은 술입니다. 맛이 달달하고, 알콜 도수가 높지않아 여성분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기도 했는데요.
일본 주류업계가 ‘복숭아술’로 불리는 츄하이 판매를 대폭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일본 방문객 사이에서 ‘일본 특산품’‘기념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을 늘려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 관광청이 정리한 2016년 ‘방일 외국인 소비동향’에 따르면 방일 관광객이 주로 구입하는 기념품은 과자류 (64.6 %)에 이어 ‘기타 식료품·음료·술·담배(60.1%)’가 차지했습니다. 관광객들이 일본 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음을 살펴볼 수 있는 통계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대형 주류 제조업체인 산토리홀딩스와 아사히그룹홀딩스는 아시아 시장을 노리고 츄하이 판매와 수출을 늘리고 나섰습니다. 일본 방문시 츄하이를 접했던 아시아 관광객들이 귀국 후에도 츄하이를 찾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산토리의 경우 츄하이 일본내 시장이 2016년 1억6800만 상자 규모로 10년전에 비해 70%가량 증가했다고 합니다. 시장 성장의 상당부분은 관광객이 이끌었다고 합니다. 이에 산토리는 이달 말을 목표로 싱가포르와 필리핀에서 자사 츄하이 제품인 ‘호로요이’판매를 시작키로 했습니다.
‘호로요이’는 한국에서 복숭아 과즙을 탄 제품이 ‘복숭아술’로 불리며 츄하이의 대표격으로 각인된 제품이기도 합니다. 이미 한국과 대만, 홍콩 시장에 진출했는데 진출지역을 동남아 시장으로까지 넓힌다는 것입니다.
산토리는 싱가포르와 필리핀 편의점을 중심으로 호로요이를 판매해 현지 가정에서 마시는 수요를 개척한다는 생각입니다.
아사히도 주력 츄하이인 ‘모기타테’의 해외 판매를 강화했습니다. 올해 츄하이 수출량이 전년 대비 20%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모기타테’는 지난해 4월 일본에서 발매된 30~40대를 겨냥한 츄하이 입니다. 발매후 1년만에 900만 상자가 판매되는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기린맥주도 2013년 자사 츄하이 ‘효케츠(氷結)’ 수출을 시작했고, 홍콩과 싱가포르에 과즙 함유량을 높인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츄하이’의 달달함이 아시아 각국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그 달달함 뒤에 시장 확장을 위한 일본 주류 회사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다는 점도 잊어선 안될 것 같습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