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소재 코발트·니켈·리튬값 연중 최고
기업들 '비명'
[ 고재연 기자 ] 전기자동차용 리튬 이온 배터리의 핵심 금속 소재인 코발트 니켈 리튬 가격이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 중 해외 광산에 지분을 가진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정부와 한국광물자원공사 등도 2013년 볼리비아 리튬광산에서 철수한 뒤 완전히 손을 놓고 있다. 이대로 가면 전기차 시대가 활짝 열려도 국내 배터리업계가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코발트 현물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t당 6만2000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와 비교해 90%나 올랐다. 니켈과 리튬 현물가격도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상승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 생산이 크게 늘면서 이들 광물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 전기차 생산량은 360만 대로 지난해 대비 80만 대 늘어나고, 내년엔 올해보다 90만 대가 증가한 45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엔 850만 대 수준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초비상’ 상태다. 가격이 치솟는 것도 문제지만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공급처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광산을 확보하고 싶어도 시세의 몇 배를 주면서 광산을 쓸어담는 중국 기업들의 등쌀에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있다. 여기에 광물자원공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해외 자원개발 전반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은 여파로 투자를 완전히 중단한 상태다.
지난 8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배터리업계 간담회에서 업체 대표들은 이들 광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도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조달청 비축물자를 확대하고 업계 공동구매를 유도하겠다”는 정도의 방안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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