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콘텐츠-中하드웨어 융합해 시너지 내자"
"한국은 뛰어난 콘텐츠 창작 능력이 있습니다. 가상현실(VR) 산업에서는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콘텐츠입니다. VR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2017 코리아 VR 페스티벌(KVRF)' 참석 차 방한한 니우타오 중관춘 문화창조게임산업발전연맹(C&GA) 회장(사진)은 18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저 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C&GA는 오는 10월 베이징에 '한중 VR 산업타운'을 오픈한다.
한중 VR 산업타운은 국내 기업의 VR 제품을 현지인들이 직접 시연할 수 있는 체험관이다. 국내 개발사 GCT(Global Corea Town)와 손잡고 한중 VR 산업타운을 선보이는 C&GA는 향후 국내에도 한중 VR 산업타운을 설립, 중국 기업 VR 제품도 한국인들이 체험할 수 있게끔 할 계획이다.
니우 회장은 "기술(하드웨어)이 우수해도 담긴 내용(콘텐츠)이 없으면 '속 빈 강정' 같다"면서 VR 산업 발전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통하는 중관춘은 하루에도 수십 개씩 벤처기업들이 생겨난다. 중관춘 기업 매출(2015년 기준)만 4억800만 위안(한화 약 700억 원)에 달했다. C&GA는 지난 2015년 9월 정부 허가를 받아 중관춘 내에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과학기술과 문화산업을 접목해 새 시장을 개척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회원 기업 1600여 개, 보유 자금은 20억 위안(3400억 원)으로 VR, 애니메이션, 게임, 패션디자인 등이 관심 타깃이다.
니우 회장은 "C&GA 설립 후 2년간 정부 지원에 힘입어 중국 VR 산업이 빠르게 발전했지만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 부문은 아직 미진하다"고 진단한 뒤 "지속가능한 신흥 산업으로 육성하려면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C&GA는 올 11월 한국을 비롯한 20개국 VR 관련 기관과 함께 국제가상현실연합회(가칭)를 설립할 계획이다. 공동으로 VR 산업을 키우자는 취지다. 니우 회장은 "중국 VR 산업은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고, 한국은 VR 콘텐츠 창작 능력이 뛰어나니 협력 관계를 맺고 서로의 장점을 융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VR과 직업교육을 결합시킨 콘텐츠를 눈여겨 봤다고 귀띔했다. 국내의 VR 페스티벌에서 용접 기술훈련을 VR로 시연한 게 인상깊었다고 했다. 그는 "어리고 경험 없는 학생들이 이 같은 방식의 직업 훈련을 받으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의료, 부동산 등 VR과 여러 산업의 결합이 이뤄지고 있으나 특히 직업훈련에 VR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니우 회장은 "VR은 여러 산업과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다"면서 "C&GA 차원에서 각국과 기술 교류협력을 활성화해 VR 산업 육성에 주력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중 양국 관계에 지속적 걸림돌이 되고 있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은 제쳐두고 신흥산업 개척에 함께 나서자는 당부도 곁들였다.
그는 "과학기술 교류에는 국경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은 지난해 수천만 대의 VR 기기가 팔렸으며 전국 각지에 6000여 개의 VR 체험관이 생겼다.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 시장을 키워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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