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만들어 관리한 '블랙리스트'에 올라 방송 출연 제재 등 불이익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개그우먼 김미화(53)씨와 배우 김여진(45)씨가 당시 피해 상황을 진술하고자 19일 검찰에 출석했다.
문화예술인의 검찰 출석은 전날 영화배우 문성근씨가 피해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이틀 째다.
김미화씨는 이날 오전 9시 52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4시간 이상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조사를 마친 뒤 김씨는 "(국정원 문건을)다 봤다"며 "제가 행동하는 것 하나하나에 대해 완전히 밥줄, 목숨줄을 끊어놓는 개인 사찰이 있었다"고 개탄했다.
김씨는 2010년 자신의 트위터에 '김미화는 KBS 내부에 출연금지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답니다.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지 밝혀 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었다.
이에 KBS는 김씨가 근거 없는 추측성 발언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경찰에 그를 고소했다가 취소한 바 있다.
2011년 4월엔 김씨가 8년간 진행해온 M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돌연 하차한 배경을 놓고 사측으로부터 외압을 받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최근 자체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 "2011년 4월 원장 지시로 MBC 특정 라디오 진행자 퇴출을 유도했다"고 밝혀 김씨의 하차 배후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있음을 시인했다.
김씨에 이어 배우 김여진씨도 10시 30분께 검찰에 출석해 4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국정원은 김여진씨에 대해서는 함께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배우 문성근씨와 나체 사진을 합성해 보수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려 이미지 실추를 유도하는 공작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합성사진 공작 피해 외에도 활동하면서 받은 불이익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TF에 따르면 당시 국정원이 관리한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는 총 82명이다. 이 명단에는 문씨와 두 김씨 외에 소설가 조정래, 영화감독 이창동, 방송인 김제동, 가수 윤도현 등 유명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검찰은 당분간 피해 당사자들을 불러 문화·예술계에서 이뤄진 불이익 사례를 본격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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