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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아셈은 저성장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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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열리는 아셈 경제장관회의
유라시아 협력의 비전을 주도할 계기

김흥종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유럽특임파견관 >



제7차 아셈(ASEM) 경제장관회의가 오는 21~22일 서울에서 열린다. 아셈 51개 회원국의 경제장관들이 모여 세계 경제의 현황과 문제점, 경제 분야 주요 과제를 논의하고 회원국 간 협력방안을 도출하는 자리다. 2005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고위급 회의로 열린 뒤 12년간이나 중단됐던 아셈 경제장관회의가 마침내 다시 서울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돌이켜보면 아셈은 한국과 상당한 인연이 있다. 1996년 아셈 정상회의가 처음 시작된 뒤 2000년 3차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된 바 있다. 당시 아세안+3(한·중·일)의 아시아 10개국, 유럽연합(EU) 회원국과 EU집행위원회로 구성된 유럽의 16개 회원국 등이 모였다. 수천 년간 왕래해온 유라시아 대륙의 교류와 협력의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힘을 모았던 기억이 새롭다. 한국은 당시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한 저력을 바탕으로 유라시아 철의 실크로드, 한반도 평화선언, 아셈 비전선언문 채택 등 다채로운 성과를 거두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20년이 지난 아셈은 이제 아시아와 유럽의 51개국과 EU집행위 및 아세안이 속해 있는, 구대륙 최고의 대화협력체로 성장했다.

아셈에는 정상회의 외에 여러 분야에 걸쳐 장관회의가 있다. 이 중 1997년 시작된 가장 오래된 세 개의 장관회의가 있는데 외무장관회의, 재무장관회의, 경제장관회의다. 그중에서도 경제장관회의는 금융통화 이슈를 제외하고 모든 경제 이슈를 다루고 있다. 이번 회의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불안정하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상당수 아시아와 유럽 국가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빈약한 경제성장, 일자리 부족, 보호무역주의 부상, 불평등 확대 등 고질적인 문제점과 아시아·유럽 간 연계성 강화와 같은 중요한 과제를 논하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회원국의 진지한 토론의 장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두 번에 걸친 무역·투자고위관리회의를 통해 회원국은 무역·투자 원활화와 촉진, 경제연계성 강화,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이라는 3대 의제를 도출해냈고, 이 의제들을 중심으로 회원국 간 뜻을 모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작년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이행, 올 11월과 12월 있을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세계무역기구(WTO) 통상장관회의(MC11)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경제장관회의와 함께 다양한 부대행사가 개최됨으로써 이번주는 ‘아셈경제주간’이라고 할 만하다. 이미 지난 17일부터 아셈 젊은지도자회의가 열리고 있으며, 글로벌에코이노베이션포럼이라는 혁신중소기업회의, 아시아개발은행(ADB)포럼, 다자투자법원세미나, 글로벌소재테크박람회, 그리고 세계와 아시아·유럽의 주요 경제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는 아시아유럽경제포럼 등이 이번 행사주간에 열린다. 모두 주목할 만한 행사다.

아셈은 이제 스물한 살을 넘기고 있다. 필자는 2006년 아셈 10주년을 기념해 회원국 인사들과 함께 과거 10년을 회고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논의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여러 행사에 참여하면서 아셈은 우리가 소중하게 키워나가야 할 대화협의체라고 생각하게 됐다. 51개나 되는 많은 회원국 사이에서 새로운 생각을 제안하고 공감의 영역을 넓혀나가며, 협력과 상생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은 만나서 대화함으로써 시작된다. 아셈은 유라시아 협력의 장대한 비전을 우리가 만들어간다는 주인의식이 회원국 간에 공유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가 깨달아가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이번 아셈 경제장관회의를 주목하는 이유다.

김흥종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유럽특임파견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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