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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에 이어 '커리'까지 품은 라쿠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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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락근 바이오헬스부 기자)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이 미국프로농구(NBA) 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습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2016-17시즌 NBA 파이널의 우승팀입니다. 최근 내한해 국내 인기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했던 NBA 스타 스테픈 커리의 소속팀으로도 유명합니다. 라쿠텐은 3년 동안 총 6000만달러(약 680억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2017-18시즌부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유니폼 앞뒤에는 ‘RAKUTEN’이라는 글자가 새겨질 겁니다.

기업이 스포츠팀과 스폰서 계약을 맺는 것 자체가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 게다가 라쿠텐은 일본에서 야구팀과 축구팀도 갖고 있으니 스포츠와 인연이 있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라쿠텐이 펼치고 있는 스포츠 마케팅은 주목할 만합니다. 계약을 맺은 상대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라쿠텐은 지난 7월 스페인 프로축구팀 FC바르셀로나와도 스폰서 계약을 맺었습니다. 유니폼에 라쿠텐 로고를 넣는 대신 4년 동안 2억2000만유로(약 2973억원)를 지원하는 조건이었습니다. 비록 12년 전이긴 하지만 삼성전자가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첼시와 5년간 5000만파운드(약 954억원)에 스폰서 계약을 맺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액수입니다.

라쿠텐의 이같은 행보에는 해외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일본 내수시장보다는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겠다는 겁니다. 라쿠텐은 미키타니 히로시 대표가 31살이던 1997년 설립한 이래 지금껏 일본의 전자상거래 역사를 만들어 온 기업입니다. 카드, 보험 등 금융업에도 뛰어들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1만4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연간 매출액 8조원가량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시가총액은 18조원에 이릅니다.

매년 두 자릿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속성장을 해 온 라쿠텐이지만 성장속도가 최근 둔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매출은 여전히 두 자릿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문제는 줄어드는 영업이익이었습니다. 최근 2년 연속 영업이익이 줄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한 자릿대로 곧 떨어진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전자상거래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경쟁은 치열해진 게 배경”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아마존재팬은 지난해 107억9700달러(약 12조2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라쿠텐과의 격차를 더 벌렸습니다.

라쿠텐의 해외 진출은 2005년 시작됐습니다. 직접 해외법인을 설립하기도 하고 현지 기업들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2011년에는 3억1500만달러(약 3500억원)를 들여 캐나다 전자책업체 코보를 인수했고, 2014년에는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츠와 키프러스의 메신저 앱(응용프로그램) 바이버를 각각 10억달러(약 1조 1000원)와 9억달러(약 1조원)에 인수했습니다. 2012년에는 일본 기업 최초로 사내 공용어로 영어를 지정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지난 7월부터는 20년간 이어져 온 회사 로고를 한자(?天)에서 영어(RAKUTEN)으로 바꾸는 모험까지 단행했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좋지 않습니다. 영국, 스페인,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라쿠텐이 최근 몇 년간 사업을 접은 해외 사업장은 10곳 가까이 됩니다. 주력했던 유럽의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라쿠텐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10%도 안 됩니다. 해외 매출 비중을 2020년까지 5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한 미키타니 대표. 과연 그의 꿈은 실현 가능할까요? (끝) /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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