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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제재 이틀 만에 대북지원 꺼낸 정부…일본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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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북한 인도적 지원"…국제기구 통해 800만달러 규모
북한 아동 영양 강화 등 사용 예정
21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서 논의 후 결정

국제사회 제재와 엇박자
일본 "국제사회 압박 훼손…지금은 대화국면 아니다"

야당 "국민 억장 무너뜨리는 계획"



[ 정인설/이미아 기자 ] 정부가 14일 북한에 800만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대북 인도적 지원과 정치 상황은 별개’라는 인식에서 나온 결정이다. 청와대가 지난 12일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대북 인도적 지원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고려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가 대북 유화책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전달하는 신호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대북 압박과 제재를 강화하는 국제사회의 기조와 맞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당장 일본이 우리 정부의 대북 지원 방침에 대해 “국제사회의 대북 압력을 훼손하는 행동”이라고 발끈하면서 한·일 양국의 대북 공조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새 정부 들어 첫 대북 지원

정부가 북한에 800만달러를 지원할지는 통일부 장관 주재로 오는 21일 열리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에서 결정한다. 그러나 이미 관계부처 간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대북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보통 교추협에선 원안대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교추협에서 원안대로 확정되면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대북 지원을 하게 된다. 2015년 12월 유엔인구기금의 사회경제인구 및 건강조사 사업에 80만달러를 지원한 지 21개월 만에 대북 지원이 재개되는 셈이다.

이번에 정부가 지원하려는 800만달러 중 450만달러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의 아동·임산부 대상 영양 강화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350만달러는 유니세프의 아동·임산부 대상 백신 및 필수의약품, 영양실조 치료제 사업에 들어간다.

◆대북제재 강조한 미·일과 엇박자 내나

이번 결정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를 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국제사회와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시점이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을 사전에 미국과 일본 등에 설명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압력을 훼손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스가 장관은 “핵실험 등 북한이 도발 행동을 계속하는 지금은 대화 국면이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에 최대한 압력을 가할 때”라고 강조했다.

야당도 일제히 비판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부의 대북 지원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전 대변인은 “최고조로 치닫는 안보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귀를 의심케 하는 계획이자, 국민의 억장을 무너뜨리는 계획”이라며 “불량배 국가에 우리 정부만 무한신뢰를 보이는 형국을 국제사회가 얼마나 비이성적인 상태라고 조롱하며 의구심을 보낼지 걱정이 앞선다”고 성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과연 (지원) 시기가 지금인가에 의문이 있다”며 “북한 핵실험 직후이기 때문에 우리가 가장 큰 피해 당사국인데 이걸 해야 하는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이날 한 포럼 강연에서 “북한은 핵탄두 소형화 능력 등을 고려해볼 때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비록 현실은 이렇지만 우리로선 인정할 수 없는 게 사실이고, 이 같은 상황 인식 하에 비핵화 전략을 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핵 위기 해법과 관련해 “북한 핵 동결을 전제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쌍 잠정 중단’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인설/이미아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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