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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회화로 부활한 조선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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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철 씨, 19일까지 개인전

10월 5~25일 런던서 작품전



[ 김경갑 기자 ] “흙과 불, 붓에 대한 짝사랑을 매일 도판에 자유롭게 풀어내는 게 세상에 둘도 없는 행복이고 희열입니다. 이 시대의 한국화를 새롭게 모색한다는 자부심도 담겨 있고요.”

오는 19일까지 서울 삼청동 세움아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을 여는 ‘도자화가’ 오만철 씨(54)는 “선조의 숨결이 묻어 있는 고매한 도자예술을 현대적 미감으로 덧입혀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워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익대 미대에서 한국화, 단국대 대학원에서 도예를 공부한 오씨는 조선시대 화공(畵工)과 도공(陶工)의 역할을 하나로 합친 새로운 장르(도자회화)를 개척하겠다는 일념으로 18년을 매달려왔다. 그렇게 태어난 작품들은 현대 주거생활에 어울리는 ‘리빙 아트’로 불릴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2015년에는 도자회화를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조선백자를 향유하다’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달항아리를 부조 형식으로 재현한 ‘반추(反芻)’ 시리즈(사진)와 소나무·대나무·매화나무를 그려낸 ‘세한삼우(歲寒三友)’ 시리즈 등 30여 점을 걸었다. 흙과 불을 소재로 한국화 특유의 스밈과 번짐을 살려낸 작품들이다.

조선시대 국보급 백자를 재현한 ‘반추’ 시리즈는 조선시대 도자기 장인들에 대한 존경심을 도판에 옮겨 놓은 작업이다. 은빛 색감을 중심으로 청색 톤을 살려냈다.

‘세한삼우’ 시리즈 역시 수묵화를 눈앞에서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전남 담양 죽녹원의 겨울 풍경, 눈이 소담스럽게 내려앉은 소나무, 활짝 입을 벌린 매화 등을 그린 작품들은 아늑하면서도 고요한 멋이 매력적이다.

오씨 작품의 선과 색이 매끈하면서도 소담스럽고 귀티가 나는 이유는 뭘까. 평소 한국화와 도예 작업을 병행했던 작가는 각각의 매체만으로는 자기 생각을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고 느꼈다. 그는 2012년 중국의 제일가는 도자 생산지인 장시성 징더전(景德鎭)에 건너갔다. 토질이 곱고 깨끗한 그곳 고령토를 활용해 백자 도판을 화선지 삼아 그리는 도자회화 작업을 본격 시작했다. 고령토의 부드러운 입자는 그에게 한국화에서 볼 수 있는 먹의 스밈과 배어듦을 맘껏 표현할 수 있게 했다. 1300도의 고온을 견뎌내는 특수 안료도 직접 개발해 특유의 질감을 살려냈다.

오씨는 세움아트스페이스 전시와 별개로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인근에 있는 한 컬렉션에서도 10월5~25일 개인전을 연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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