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신성장전략 공동브랜드
국내 성공 사례
[ 조아란 기자 ] ‘케이멜론’은 현재 국내 멜론 판매량의 66%를 차지하는 조합형 공동브랜드다. 2009년 전국 최초 농산물 전국 연합브랜드로 출범해 국내 멜론 농업인의 38%가 케이멜론 제품을 생산할 만큼 힘 있는 브랜드가 됐다. 국내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공동브랜드도 여럿 있다. 미국 ‘썬키스트’ 등 유명 브랜드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내실있게 운영되고 있다.
성공하는 공동브랜드 “체계적 운영이 관건”
한국의 공동브랜드는 대기업 주도형, 관(官) 주도형, 생산자 조합형 세 가지로 나뉜다. 대기업 주도형은 대기업이 중소 제조업체를 발굴해 단일 브랜드로 마케팅하고 유통활동을 하는 경우다. 관 주도형은 지방자치단체나 정부기관 등이 브랜드를 개발한 뒤 참여사를 모집해 운영된다. 생산자 조합형은 중소 제조업체들이 모여 조합을 결성하고 단일브랜드를 통해 마케팅과 유통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경우다.
기업과 지자체 등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지원받을 수 없는 생산자 조합형 공동브랜드는 조합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는 엄격한 브랜드 운영 체계 마련이 성공의 관건이다. 케이멜론은 2015년 기준으로 34개 농협과 26개 출하조직, 1000여 개 농가 등 많은 사업자가 참여하는 브랜드다. 하지만 운영 체계가 수직계열화돼 있고 매뉴얼 교육이 잘 이뤄져 짧은 시간에 시장에 잘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케이멜론의 마케팅 방식과 출하 시기, 기준 품질 등은 멜론전국연합사업단에서 결정한다. 출하시기의 체계적인 관리로 재해 등의 상황에서도 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다.
또 품질 기준을 자체적으로 정해 통일된 품질의 제품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장기적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같은 품질의 상품 생산을 위해 사업단에서는 농가의 생산방식까지 점검한다. 공동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참여 농가를 대상으로 교육도 한다.
‘한살림’ 역시 브랜드 핵심 가치를 엄격하게 지켜왔다는 점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한살림은 강원 원주에서 사회운동을 하던 박재일 전 회장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믿고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2000년 만든 브랜드다. 초창기에는 무농약 쌀, 잡곡, 참기름, 유정란 등을 취급하다가 최근에는 천연비누, 화장품 등으로 취급 상품군을 확장했다. 이 브랜드가 짧은 기간에 성장한 비결은 엄격한 브랜드 운영원칙에 있다. 한살림은 외부 검사, 인증 외에 유기농 품질 검증 기관을 자체적으로 두고 있다. 이 기관을 통해 1단계 품질 검증을 한 뒤 생산자조직, 중앙회, 소비자대표 총 4단계로 품질을 검증한다. 한 단계에서라도 문제가 생기면 납품이 늦어질 것을 감수하더라도 판매를 중단하게 한다.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한살림은 현재 1993개 생산자가 조합사로 있고 전국 205곳에 매장을 둔 대규모 브랜드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대기업·관 주도형
‘피코크’는 이마트의 식품브랜드로 대기업 주도형 공동브랜드의 대표 격이다. 2013년 가정간편식 브랜드로 출시돼 음료, 과자 등 800여 개 전 식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다. 매출도 증가세다. 2013년 340억원이던 매출이 750억원(2014년), 1270억원(2015년), 약 1500억원(2016년)으로 급증했다. 초기 단계에는 자체 폐기량이 많이 나타나는 등 소비자 반응이 좋지 못했지만 연구개발(R&D), 마케팅, 영업 등 브랜딩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해 성공적인 공동브랜드로 안착했다.
대구시 주도로 만들어진 생활패션 브랜드 ‘쉬메릭’은 대표적인 관 주도 공동브랜드다. 쉬메릭은 중소기업의 판로지원을 위해 1996년 지자체 최초로 만들어졌다. 취급하는 품목은 의류, 침장류, 화장품, 전자 등 생활용품 전반이다. 1998년 매출 82억원에서 출발해 97억원(1999년), 126억원(2000년)으로 초기 성장이 가팔랐지만 점차 성장이 둔화됐다. 2013년 매출이 448억원 수준이었지만 주관기관이 대구상공회의소에서 대구경북디자인센터로 변경됐다. 2015년 쉬메릭사업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작년 화장품, 전자 등 생활용품업체 15곳을 추가 선정하는 등 브랜드 정체성 구축을 통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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