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다이아·유니크 등 수소차 수혜주도 관심
미국·유럽 전기차 시장 급성장…중국, 휘발유·경유차 규제 강화
[ 최만수/김동현 기자 ]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등 미래 친환경차 관련주들이 급등하고 있다. 올해 ‘반도체 랠리’의 뒤를 이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높은 성장세와 함께 유럽에 이어 중국이 휘발유 및 경유차 퇴출에 동참키로 하면서 전기차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열릴 것이란 기대가 커진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2차 전지 및 소재업체들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빨라지는 전기차 시대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4.6% 올랐다. 지난 11일에는 39만2000원까지 상승하며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최근 유럽에서 전기차 배터리 수주와 판매가 늘고 있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 업체다. 점유율 5위인 삼성SDI 주가도 올 들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전방업체들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기차 배터리 부품·소재 기업들의 주가도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6월1일 이후 유가증권시장 주가 상승률 1~5위는 모두 친환경차 관련주(우선주·스팩 제외)가 차지했다. 코스모신소재(233.33%) 일진다이아(172.02%) 코스모화학(167.42%) 삼화콘덴서(85.95%) 일진머티리얼즈(79.52%) 순이다.
코스모화학은 이날 1350원(9.64%) 오른 1만5350원에 장을 마쳤다. 이 회사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황산코발트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확대로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면서 황산코발트값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2차전지 음극재 상용화에 성공한 포스코켐텍도 올 들어 주가가 두 배 이상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전기차 시대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빨리 다가오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중국과 미국의 전기차 시장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39%, 35% 성장했다. 최근 테슬라의 주력차인 ‘모델3’가 출시되면서 전기차 보급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는 시점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일진다이아, 수소차 수혜주로
수소차 관련 부품주들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진다이아는 이날 가격제한폭(29.79%)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2만4400원)를 경신했다. 일진다이아의 자회사인 일진복합소재가 생산하는 수소연료전기차(FCEV)용 연료탱크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수소연료 탱크는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공개한 차세대 FCEV에 대당 두 개가 장착될 예정이다. 일진다이아 주가는 현대차의 FCEV 공개 후 약 121% 상승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 현대차가 FCEV를 본격적으로 양산하면 수소탱크 납품 매출이 120억~150억원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 시장의 FCEV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수소차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코오롱머티리얼은 이날 FCEV의 분리막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16.89% 급등했다. 분리막은 수소차 전기생성장치의 핵심 구성부품이다. 현대차와 수소차 수소제어모듈 기술을 공동 개발해 내년부터 비례조절밸브(VFS)를 납품하기로 한 유니크도 29.94% 뛰었다. 수소제어모듈은 차량 내 전기를 만들기 위한 수소 공급량을 제어하는 장치다.
다만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기술발전 수준이 ‘걸음마 단계’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가가 기대에 ‘반짝’ 올랐다가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 급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업계에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양산형 수소차 모델을 쏟아낼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수소차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만수/김동현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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