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카드 중소 제조사들 물량확보 못해 생산 차질…매출 타격
[ 노경목 기자 ] 메모리카드와 USB를 생산하는 에스에프에이와 바른전자, 윈텍 등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메모리카드 등에 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부품인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삼성전자에서 충분히 공급받고 있지 못해서다.
10일 메모리카드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10~20%까지 낸드플래시 물량이 줄면서 업체별로 생산과 매출에 연이어 타격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메모리반도체 공급량을 줄인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국내 메모리반도체 품귀 현상은 반도체 슈퍼 호황의 역설적인 결과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 거래처에서 빠르게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 문제가 생산 차질로 이어지면서 일부 반도체 가공 제품 생산업체 관계자들은 “세계적인 메모리반도체 생산 기업이 있는 한국에서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해외 거래처에만 비중을 두고 국내 중소기업은 차별하는 것 아니냐”고 푸념했다.
반면 반도체 제조업체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품귀는 세계적 현상으로 미국과 중국 등지의 거래처도 비슷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만 차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서버와 관련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것이 전체적인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버용 메모리는 다른 메모리반도체보다 성능이 좋고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 메모리 제조업체들도 공정전환 등을 통해 서버용 메모리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어 그만큼 USB 및 스마트폰용 메모리 생산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장 조사업체 IHS는 올해 28% 정도인 서버용 메모리의 시장 비중이 내년에는 32%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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