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윤 기자 ] 한때 홍콩의 ‘베드타운’으로 불렸던 중국 남부 광둥성 대도시 선전의 국내총생산(GDP)이 내년이면 홍콩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조사업체 샌퍼드번스타인의 전망을 인용해 내년 선전의 GDP가 3500억달러로 홍콩(3450억달러)을 처음으로 앞설 가능성이 높다고 6일 보도했다. 작은 어촌 마을에 불과했던 선전이 1980년 중국의 첫 번째 경제특구로 지정된 지 38년 만에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던 홍콩을 따돌리게 되는 것이다.
선전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2001년만 해도 GDP 규모가 홍콩의 18% 수준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의 중국 현지 제조공장이 이 지역에 잇달아 들어서면서 고도 성장을 지속해 홍콩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혔다. 시진핑(習近平) 정부 들어 선전은 정보기술(IT) 분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모여들면서 ‘중국의 실리콘밸리’란 명성을 얻기도 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IT기업인 텐센트 화웨이 ZTE 등도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덕분에 선전은 2010년 이후 중국 전체 GDP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되는 와중에도 연평균 10% 전후의 GDP 증가세를 유지했다.
반면 홍콩은 중국 관광객 급감에 따른 소매경기 위축, 중국 본토 정부의 통제로 인한 정치적 혼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가격 등으로 이 기간 평균 GDP 증가율이 3% 전후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 전체 경제에서 홍콩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클 파커 샌퍼드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홍콩이 금융허브라면 선전은 제조업 중심지로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며 “홍콩은 중국 본토로 들어가는 ‘관문’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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