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폐기 논의' 언급과 달라 주목
미국 여야의원들은 잇따라 폐기 반대 성명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사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근 한·미 FTA를 폐기할 수 있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어긋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멕시코를 방문 중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현대화’와 관련한 2차 협상을 마무리한 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미 FTA가 종료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우리는 한국과 협정 개정에 관한 협상을 하고 있다”며 “우리의 관점에서 문제로 보이는 협정이 잘 풀리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한·미 FTA 폐기 여부를 다음주부터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미 동맹의 결속을 해치는 FTA 폐기에 반대한다는 미 조야의 여론이 비등해졌다.
미 의회 내 무역협정 소관 위원회인 상원 재무위와 하원 세입위 소속 여야 의원 4명은 5일 성명을 내고 “북한의 핵실험에 따라 강력한 한·미 동맹이 필수적”이라며 “한·미 FTA 개선에는 찬성하지만 폐기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서엔 공화당 소속 케빈 브래디 하원 세입위 의장과 오린 해치 상원 재무위 의장, 민주당 중진 리처드 닐 상원의원과 론 와이든 상원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콘벨트(옥수수 주산지)’ 아이오와주가 지역구인 조니 어니스트 공화당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미 FTA를 폐기하면 한국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 농업인들의 무역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한국은 미국 내 육류와 옥수수 생산자에게 중요한 시장”이라고 주장했다.
300만 개 이상의 미국 업체를 대표하는 미국상공회의소의 톰 도너휴 회장도 성명을 내고 “무모하고 무책임한 한·미 FTA 폐기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움직임은 많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중부 지역 주들이 농업·제조업 상품 수출 감소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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