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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왕 메달 인기에 남몰래 미소 짓는 조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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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경제부 기자) 대형마트나 편의점을 가보면 과거에 비해 현금으로 결제하는 소비자가 부쩍 줄어든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 한국의 비(非)현금 지급 수단 이용 비중은 80%를 웃돌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합니다. 신용카드 등 비현금 지급 수단 이용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고요.

최근에는 스마트폰에 앱(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오프라인에서 발급받은 실물카드를 등록해 사용하는 모바일 신용카드 사용도 부쩍 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모바일 신용카드 이용 실적은 하루 평균 57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10억원)보다 41.2% 급증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도 있습니다.

이렇게 현금 없는 사회로 조금씩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 달갑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조폐공사입니다. 조폐공사는 화폐나 백화점 상품권 등 유가증권을 제조하고 공급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여기에 필요한 인쇄 용지, 위변조 방지용 보안 요소와 인식 기기 제조 등도 담당하고요. 쉽게 말해 지폐나 동전 등 실물 화폐를 제조하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갈수록 비현금 지급 수단 이용 비중이 높아지면서 화폐 수요가 줄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기관 내부에선 입지 및 영향력 축소를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폐공사 한 관계자는 “10여년 전부터 꾸준히 화폐 수요가 줄고 있다. 5만원권이 등장해 1만원권을 대체하면서 수요가 더 줄었다”고 귀띔하더라고요.

이렇다 보니 조폐공사는 메달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기념하거나 표창하는 의미로 금, 은, 동 등에 일정한 모양을 새긴 메달 말입니다. 조폐공사는 1975년 한은 창립 25주년 메달을 처음 제조한 뒤 정부 행사 등이 있을 때마다 기념 메달을 제조했습니다. 딱히 수익 사업 등의 의미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조폐공사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메달 사업을 선정해 최근 몇 년 간 다양한 활동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2005년만해도 10억원대에 불과했던 메달 사업 매출이 지난해에는 5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성장했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합니다. 한국 역사 등을 반영한 디자인과 예술성, 상징성에 해외 소비자들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고 하네요. 귀금속으로 제작되면 가치 저장성까지 있고요. 시리즈로 제작된 메달의 경우 수집형 메달을 선호하는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특히 높다고 합니다.

김화동 조폐공사 사장도 “메달은 일종의 종합 예술품”이라며 “최근에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용해 가격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호랑이와 치우천왕 메달로 해외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고 자평했습니다.

올 들어 호랑이와 치우천왕 메달로만 조폐공사가 벌어들인 수출액만 약 70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조폐공사가 최근 내놓은 대표적인 메달로는 호랑이 메달, 치우천왕 시리즈 메달 외에도 한국의 탈 시리즈 메달, 김연아 선수 은퇴 기념 메달, 태양의 후예 송중기-송혜교 메달 등이 있습니다. 메달을 문화 콘텐츠를 담아내는 새로운 한류 제품으로 만들겠다는 조폐공사의 목표가 어떤 다양한 성과물로 이어질지 관심을 가져봐야겠습니다. (끝) /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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