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에 사는 주부 김현숙 씨(45)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만 생각하면 벌써부터 시름이 깊다. 기상여건 악화로 작황이 나빠지면서 농축산물 소비자물가가 급등해 장바구니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대가족이라 준비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채소, 과일 가격만 생각하면 선 듯 손이 가질 않는다"며 "차라리 명절용 가정간편식(HMR)으로 상차림을 대체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명절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주름이 늘고 있다. 지난 여름 들쭉날쭉한 기상여건으로 채소, 과일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크게 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이 6일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통해 지난달 주요 생필품 판매 가격을 분석한 결과 지난 7월보다 시금치 가격이 64.9%, 배추 가격은 61.0%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호박(37.0%), 무(32.0%), 오이(27.3%), 대파(15.9%), 고구마(12.5%), 양파(10.4%), 풋고추(7.6%)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호박(69.0%), 오이(36.8%), 오징어(33.8%), 감자(33.3%), 돼지고기(32.9%), 무(26.6%), 시금치(21.4%), 배추(14.6%)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전체 소비자물가도 크게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오르며 2012년 4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이 소비자물가 상승의 원인이다. 농축수산물은 지난 7월 8.6% 오른 데 이어 지난달에는 12.2% 뛰었다.
채소, 신선과일 등이 포함된 신선식품지수가 전년 대비 18.3%나 급등했다.
지난달 말 기준 배추 가격은 포기당 6875원으로 평년(최근 5년 같은 기간 평균) 대비 79.9% 급등했다. 무 가격도 개당 2940원으로 54% 상승했다.
수산물과 축산물도 각각 8.6%, 6.0% 상승했다. 오징어가 53.1%, 돼지고기가 12.1% 올랐다.
명절 음식의 재료가 되는 농축수산물의 값이 뛰자 아예 차례 준비를 간소하게 하면서 가정간편식으로 대체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 이마트가 지난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2주간 피코크 전류와 송편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와 87% 증가했다. 피코크는 이마트에서 내놓은 가정간편식 브랜드다.
주부 김현숙 씨는 "과거에는 전을 부치더라도 재료를 직접 사서 하는 게 훨씬 저렴했는데 요새는 그렇지 않다"며 "가격이 비슷하다면 편리하게 완성도 높은 HMR 제품을 사는 것도 고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처음으로 비비고 한식반찬 선물세트 3종을 내놨다. 비비고 한식반찬은 떡갈비, 불고기 등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다. 신세계푸드도 전류 가정간편식 생산량을 지난해 추석 때보다 2배 늘렸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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