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대화형 AI 플랫폼 '브리티' 출시
일정관리, 고장 신고 등 복잡한 질문에도 답변 '척척'
제조·금융·서비스업 공략…"한국어 인식 능력 최고 수준"
[ 유하늘 기자 ]
“브리티, 이번 달 QLED 패널 판매 실적이 어떻게 되지?” “9월 판매금액은 1억6400만달러로 전월 대비 85.7% 성장이 예상됩니다. 다른 정보도 필요하십니까?”
삼성SDS는 5일 서울 잠실 본사에서 대화형 인공지능(AI) 플랫폼 ‘브리티’ 공개 행사를 열었다. 홍원표 삼성SDS 사장은 “브리티를 통해 기업용 AI 비서 플랫폼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라며 “대화형 AI는 기업의 생산성 혁신을 위해 꼭 필요한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브리티는 사람처럼 대화하는 형식으로 업무를 돕는 지능형 비서 프로그램이다. 회사 내 일정·연락처 관리 서비스, 임직원 정보 서비스, 출장·근무태도 등을 관리하는 회사생활 가이드, 고장신고 등을 접수하는 고객센터 관련 서비스 등에 두루 쓸 수 있다.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기능을 갖춰 복잡한 질문에도 능숙하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브리티는 이용자가 “어제 냉장고 주문했는데 언제 도착합니까?”라고 질문하면 ‘어제 냉장고 주문했는데’라는 부가정보와 ‘언제 도착합니까?’라는 질문 의도를 분리해 인식한다. 이후 부가정보를 활용해 질문 의도에 맞는 답을 건넨다. 자연어 이해와 추론, 학습이 가능한 대화형 AI 엔진을 적용한 덕분이다.
이용자가 갑작스럽게 화제를 전환해도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도 갖췄다. 새로운 질문에 우선 답한 뒤 이전 질문으로 복귀해 대화를 진행하는 방식을 썼다.
특정 기기나 소프트웨어를 가리지 않고 쓸 수 있는 범용성도 장점이다. 카카오톡,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는 물론 PC, 전화, 스마트폰 등 어떤 하드웨어에도 브리티 플랫폼을 적용할 수 있다. 공개에 앞서 올 5월부터 삼성SDS를 포함한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능 검증을 마쳤다.
올 6월 애플에서 삼성SDS로 옮긴 이치훈 AI연구팀장(상무)이 브리티 개발을 지휘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이 상무는 애플, 야후, 페이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하며 풍부한 기술과 경험을 쌓았다”며 “강화학습의 창시자인 리처드 서튼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의 명맥을 잇는 인공지능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브리티는 대화 모델 구축 기간을 평균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일 수 있을 정도로 빠르고, 대화 의도 파악 능력에서도 정확도가 95%를 넘길 정도로 정교하다”며 “운영 과정에서 들어오는 피드백을 바탕으로 꾸준히 진화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브리티의 한국어 처리 능력은 지금까지 나온 챗봇 중 최고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종필 삼성SDS 개발센터장(상무)은 “브리티의 한국어 처리 능력은 IBM ‘왓슨’ 등 해외에서 개발한 AI보다 훨씬 뛰어나다”며 “복합어 처리나 한국어에 특화한 기능은 다른 곳에서 쫓아오기 힘든 수준까지 발전시켰다”고 강조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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