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폐기물이 명품 가방·지갑으로…
[ 박상용 기자 ] 스위스의 가방 제조업체 ‘프라이탁’. 1993년 설립된 이 업체는 낡은 트럭용 방수천막과 안전띠 등으로 가방을 만든다. 폐품으로 만든 가방이지만 내구성과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전 세계 20~30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며 가방 하나에 수십만원이 넘는 ‘명품 대접’을 받는다. 이처럼 버려지는 물건의 재활용(리사이클링)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업계에서는 ‘새활용(업사이클링)’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도 프라이탁처럼 세계적인 새활용 업체가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는 5일 용답동에 새활용 업체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복합 공간인 ‘서울새활용플라자’(사진)를 세계 최초로 개관했다. 새활용 재료의 기증에서부터 수거, 가공, 제품 생산, 판매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진다. 지하 2층~지상 5층 건물에 총면적 1만6530㎡ 규모다. 서울시 관계자는 “폐기물을 플라스틱이나 종이 등 원료로 전환하는 재활용과 달리 새활용은 완전히 다른 용도의 물건을 재창조하는 과정”이라며 “유럽 등 해외에서는 1990년대부터 각광받는 산업으로 자리잡았고 국내에서도 관련 업체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3∼4층에는 32개 새활용 업체와 공방이 자리한다. 폐자전거 부품으로 조명기기 등 인테리어 제품을 만드는 ‘리브리스’와 폐차된 자동차의 가죽시트로 지갑 등 패션 제품을 만드는 ‘모어댄’, 버려진 우산 원단을 활용해 지갑 등 잡화를 만드는 ‘큐클리프’ 등이 입점했다. 1층에 있는 ‘꿈꾸는 공장’에서는 시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완성된 제품은 2층 ‘새활용 상점’에서 판매한다.
시민들은 1·4·5층 교육실에서 입주 기업들이 운영하는 새활용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오는 10일까지는 국제콘퍼런스, 나눔장터, 공연 등 다양한 행사로 구성된 ‘새활용 축제’가 열린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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