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 '디스커버리·MLB' 인기
8월 이후 36% 올라 사상 최고가
휠라코리아, 브랜드 리뉴얼로 반등
코웰패션·한섬도 실적 호조 기대
[ 강영연 기자 ]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패션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패션 기업 매출은 4계절 중 고가 의류가 가장 많이 팔리는 가을과 겨울에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증시에선 구조조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온라인 커머스 홈쇼핑 등으로 판매 채널 다각화에 성공한 기업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구조조정으로 경쟁력 확보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F&F는 900원(2.40%) 오른 3만8350원에 마감했다. 사상 최고가다. F&F는 지난 8월 이후 36.72% 상승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1만원대였던 주가는 8개월 만에 두 배 넘게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11거래일 연속 90억4500만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F&F는 지난 2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실적이 저조한 레노마 스포츠 등의 브랜드는 정리하고 성장하는 브랜드에 집중한 덕분이다. 디스커버리는 정통 아웃도어 콘셉트 대신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캐주얼 아웃도어를 지향해 침체된 아웃도어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다. MLB와 MLB키즈는 면세점에도 출점해 급성장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F&F의 3분기 영업이익은 12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영업이익률이 높은 모자가 MLB 매출의 65% 이상을 차지한다”며 “F&F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0.1%로, 지난해보다 3.5%포인트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7월 이후 한동안 하락세를 보인 휠라코리아도 최근 반등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6만770원(종가)에 전저점을 찍은 휠라코리아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이날 7만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휠라코리아는 연간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던 휠라 아웃도어 사업을 접는 등 돈이 안 되는 브랜드를 정리했다. 또 적자 매장 200여 곳의 문을 닫는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브랜드도 리뉴얼했다. 코트화, 빅로고 티셔츠 등이 히트하면서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로열티 수익이 증가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18억원에 불과하던 영업이익도 올해는 1781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휠라코리아는 한국 시장에서 적자가 줄어들고, 중국에선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함께 고급 스포츠 의류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온라인에서 승부
코웰패션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310원(5.21%) 하락한 5640원에 마감했다. 조정받기는 했지만 8월 이후 상승세는 가파르다. 8월 이후 이날까지 44.25% 올랐다. 오프라인 매장을 고집하기보다 새로운 판매채널 공략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2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홈쇼핑과 인터넷에서 내고 있다. 이달 현대홈쇼핑을 통해 대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홈쇼핑보다 수수료가 낮은 T커머스 비중을 늘려가고 있어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도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합병(M&A)한 게 효과를 내면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옛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의 기여로 고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온라인과 중국사업 등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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