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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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의대를 졸업하고 삼성창원병원에서 신경외과 전공의로 수련 중인 김정욱 씨(32·사진) 얘기다. 그가 의대 졸업 후 인턴 1년을 거쳐 신경외과 전공의 생활을 하는 4년 동안 그리고 쓴 것들을 모아 《병원의 사생활》(글항아리)이라는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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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환자를 ‘본다’는 표현보다 ‘마주한다’는 표현을 좋아한다. 의사가 환자를 관찰할 때 환자 역시 의사의 면면을 바라보며 느낀다는 생각에서다. 이 책의 표지에는 그의 얼굴 그림이 있다. 거울로 본 자신이 아니라 수술방에 누워 자신을 보는 환자의 눈에 비친 자기 얼굴이다. 낯선 수술방에서 겁에 질린 환자를 내려다보는 자신의 표정이 무표정하기 짝이 없었음을 스스로 인식했을 때 그는 뜨끔하고 찔렸다. 그 반성을 잊지 않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이후엔 침대를 끌고 수술방에 들어갈 때 항상 환자의 손을 잡는다. 그 순간엔 할머니이거나 꼬마이거나 모두 내민 손을 꼭 잡는다고 한다.
그의 그림은 의사 몰래 담배를 피우는 환자의 뒷모습, 산소 공급을 위해 성대 아래에 기관을 삽입한 환자의 목, 명절 근무 중 한 입 베어 문 초코파이 등을 포착한다. 시선은 따뜻하다. 나이 지긋한 환자의 보호자가 까마득히 어린 자신 앞에서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있는 걸 본 날 그는 그 맞잡은 손을 그려두었다. 그리고 “이 어색한 역전을 결코 당연한 듯 받아들이지 말자”고 적었다.
“생로사가 아니라 생로병사라고 하듯 병은 삶의 한 흐름입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환자이고 보호자일 것입니다. 이 책이 환자들에겐 위로가 되고 많은 분께 병원과 환자를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344쪽, 1만6000원)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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