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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포커스] 2.0은 힘 좋은 말, 3.3은 독 오른 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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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스팅어 2.0·3.3 모델


[ 장창민 기자 ] 기아자동차가 지난 5월 내놓은 야심작 스팅어는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이다. 기아차가 축적한 기술력이 스팅어에 다 녹아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대와 관심을 모은 차다.

스팅어 외관을 살펴보면 전고가 낮고 보닛이 길어 무게중심이 낮은 ‘다운포스 디자인’이 적용된 걸 한눈에 알 수 있다. 전면에는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형상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선명하다. 스팅어는 2.0 터보 가솔린, 3.3 터보 가솔린, 2.2 디젤 등 세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모델에 2세대 후륜 8단 자동변속기가 기본 장착됐다.

스팅어 세 가지 엔진 라인업 중 2.0 터보 가솔린 및 3.3 터보 가솔린 두 가지 모델을 타봤다. 서울춘천고속도로와 자유로 등을 달려봤다. 최고 출력 370마력, 최대 토크 52.0㎏·m인 3.3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이 4.9초였다. 고속도로가 아닌 시내에서 힘껏 가속페달을 밟으면 감당이 안 될 정도로 튀어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발진과 가속이 매끄럽고 저속과 고속 구간 모두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였다.

2.0 모델은 최고 출력 255마력, 최대 토크 36.0㎏·m다. 제로백이 3.3 모델보다 1.1초 긴 6.0초였다. 일반 운전 상황에서 그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꽉 밟아봤다. 출력의 차이는 미세하게 느껴졌지만, 3.3 모델과 비교해 힘이 달리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제로백에 다다를 때까지 3.3 모델은 독이 오른 황소가 기운을 내는 듯 느껴졌다면, 2.0 모델은 힘 좋은 말이 쭉 달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두 모델 모두 각종 편의장치도 인상적이었다. 주요 주행 정보를 앞유리에 이미지 형태로 표시해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차량 주변 상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별도 연결 잭 없이 선반에 휴대폰을 올려놓으면 충전되는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시스템 등의 편의성은 고급 수입 세단 못지않았다.

스팅어의 복합연비는 L당 8.4~14.8㎞다. 2.0 모델의 경우 연료 효율을 신경 쓰지 않고 달렸는데 주행 후 연비는 L당 9.8㎞였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생각한다면 3.3 모델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능이 비슷한 2.0모델이 3000만원 후반대로 3.3 모델보다 1000만원가량 싸기 때문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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