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유통·식품 계열사 합병에 반대하는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이 분할합병 후 지주사가 출범할 경우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29일 이성호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대표는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이후 주가 추이를 살펴본 뒤 손해를 산정해 롯데 경영진에 배임혐의 관련 소송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롯데쇼핑의 중국사업 등을 보면 향후 전망이 비관적이어서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에 손실이 전가될 우려가 있다"며 "지난 3월 이미 약 3600억원 긴급 운영자금을 소진한 뒤에도 또 자금 조달에 나설 정도로 위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주식에 투자한 90여명의 주주들로 꾸려진 단체다.
4개 계열사 간 합병비율을 산정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롯데가 공개한 이들 계열사의 분할합병 비율은 롯데제과 1, 롯데쇼핑 1.14, 롯데칠성음료 8.23, 롯데푸드 1.78이다.
이 대표는 "지주사 전환에 대한 기대효과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며 "정작 지주사 전환이 되면 주가는 회사 펀더멘털(기초 기업가치)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데 중국 사드 여파 등을 감안할 때 주가는 최소 25~50%가량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000원짜리 김밥을 먹어도 법적으로 원산지가 공개되는데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씩 투자한 주주들에게 합병비율 산정과정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롯데칠성에 합병비율에 대해 문의했지만 롯데쇼핑에 대한 위험은 롯데쇼핑이 가져간다는 답변 뿐이었다"며 "새로 생긴 롯데지주와 사업부분에 대한 지분 연결고리가 새로 생기는 만큼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롯데 지주사 전환은 시대적 흐름인 만큼 동의하지만, 롯데사업이 안정화된 다음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지금 해야 한다면 합병비율 산정과정을 공개해야 한다"며 "현재 합병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만을 위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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