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프런티어 - 박영민·권민수 록야 대표
[ 강진규 기자 ]
“닮고 싶은 기업이요? 테슬라(미국 전기자동차 회사)요. 너무 뜬금없나요. 사업 분야는 다르지만 철학은 비슷해요.”(권민수 공동 대표·사진 오른쪽) “국내 농기업 중에선 하림 같은 기업으로 키우고 싶어요.”(박영민 공동 대표·왼쪽)
거침이 없다. 감자 기업 록야를 창업한 서른다섯 동갑내기 박영민·권민수 대표와의 인터뷰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그렇다. 록야는 강원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출신인 두 친구가 2011년 세운 회사다. 농업경제학을 전공한 문과생 박 대표와 원예학을 전공한 이과생 권 대표가 합심했다.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창업경진대회 ‘나는 농부다’ 시즌1에서 꼬마감자 재배 기술에 관한 특허로 우승을 차지하며 회사 이름을 알렸다. 요즘 젊은 농업인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 중 하나다. 해태, 농심, 아워홈 등에 감자를 납품하는 사업을 하다가 꼬마감자 재배 기술 특허를 내고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두 대표를 강원 원주에 있는 록야 사무실에서 만났다.
젊은 감자기업 창업스토리
▷어떻게 함께하게 됐나.
권 대표=대학 때 같은 창업동아리에서 만났다. 둘 다 농업을 전공하고 있었고, 창업에 관심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졸업 후 바로 창업한 것은 아니다. 제각각 감자 회사에 취업했다. 2011년 1월 함께 창업했다.
▷록야의 출발이 궁금하다.
권 대표=TV 창업경진대회에 꼬마감자를 갖고 참가해 록야를 꼬마감자 전문기업이라고 아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현재 매출 규모 중 꼬마감자 비중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록야는 전통적인 감자 계약재배 사업으로 출발했다. 우수한 농민을 발굴해 영농 기술을 전수하고 생산되는 감자를 계약 재배를 통해 확보한 뒤 식품 기업에 파는 사업을 한다.
박 대표=해태제과가 생산하는 ‘생생칩’의 원료, 아워홈과 신세계푸드가 식재료로 쓰는 감자를 납품하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63억원이었다.
▷감자 계약재배 사업이라면 이미 많은 사업자들이 있을 텐데.
박 대표=이미 형성돼 있는 네트워크를 뚫는 게 어려웠다. 처음 계약한 곳은 강원 양구군 산골 민간인통제구역인 해안면이었다. 그곳에서 시작해 영동지방으로 넘어갔다. 신규 산지를 뚫을 때마다 설득하는 힘든 과정이 반복됐다.
새로운 도전, 편의점에서 먹는 꼬마감자
▷꼬마감자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경연대회 우승 후 2년의 시간이 흘렀다.
권 대표=재배기술도 정교해졌고 올해 아산에 있는 벼 육묘장을 임차해 대량으로 생산하는 체계를 갖췄다.
박 대표=이제는 본격적으로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아이 엠 그라운드’라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용 브랜드를 만들어 유통채널 입점을 추진 중이다.
▷어떤 제품들을 개발했나.
박 대표=편의점 간편식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에 주목했다. 양념을 곁들여 데워 먹는 제품 그리고 한입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 등을 만들었다. 바비큐 꼬치를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알감자 제품도 개발 중이다.
▷농업에 미래가 있다고 보는가.
박 대표=젊은 농부들의 모임인 ‘그로어스’를 운영하면서도 젊은이들의 열기를 느낀다. 매월 한 번씩 정기모임을 하는데 많을 때는 80명까지 모인 적이 있다.
원주=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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