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광장에서 마주한 '작은 소녀들'
작은 소녀상 500개에 담긴 뜻
# 영상 500개의 작은 소녀상이 모인 청계광장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지정한 '세계 위안부 기림일'이었습니다. 뉴스래빗은 보슬비가 내린 이 날. 서울 청계광장에 '작은 소녀상'이 놓여있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뉴스래빗은 청계광장 소녀상을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약 13cm크기 소녀상은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의 축소판이었습니다. 일본군을 향한 분노를 의미하는 두 주먹과 세상을 뜬 할머니들과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체인 ‘새’, 그림자 속 흰 나비와 소녀상 옆의 빈 의자까지 세심하게 제작됐죠.
그리고 소녀상 500개가 놓인 이유는 우리나라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9명과 미등록 피해자, 북한 지역 피해자의 인원을 예상해 놓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녀상 옆에는 이름과 ‘이름을 찾지 못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의 삶을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빈 칸' 이름표가 놓여있었습니다.
행사장 오른쪽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권회복을 위한 서명운동이 진행됐습니다. 다른 한 켠에서는 2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어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미사’가 진행됐습니다.
미사가 끝날 무렵. 하늘도 노여움을 아는 지 먹색 하늘에서 많은 비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이내 종료시간을 나타내는 LED전광판에는 '0'이라는 숫자가 나타났습니다. 행사 종료의 신호였습니다. 그리고 소녀상 위로 비닐커버가 덮어졌습니다.
행사가 있던 8월 14일은 1991년 故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일본군성노예제 피해 사실을 증언한 날을 기념한 날입니다. 또, 소녀상 전시 시간이었던 ‘8시간 14분(당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14분까지)’도 그 때 날짜를 상징한 시간입니다. 500명, 혹은 그보다 더 많은 소녀들의 잃어버렸던 시간들을 완전히 보상할 수는 없지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지난 세월을 위로와 응원으로 닦아주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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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호 한경닷컴 기자 w_moon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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