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한결 기자 ] 지난달 전국 토지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8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토지 시장이 ‘8·2 부동산 대책’의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부동산경매 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토지 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지난 6월(77.1%) 대비 3.8%포인트 상승한 80.9%를 기록했다. 토지 낙찰가율이 80%를 넘긴 것은 2008년 10월(83.2%) 이후 처음이다.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은 44.4%를 나타냈다. 2005년 8월(47.1%) 이후 11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평균 응찰자는 전월 대비 0.2명 증가한 3.2명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수도권 토지 낙찰가율은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73.4%를 기록했다. 지방광역시 토지 평균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에 100%를 넘어 100.6%를 기록했다.
지난달 경매 최다 응찰 기록도 토지경매에서 나왔다. 경남 사천시 사남면 소재 임야 4264㎡ 경매에는 응찰자 90명이 몰렸다. 농림지역 임야인 이 물건은 감정가(616만원)의 503%인 3100만원에 낙찰됐다. 전남 장성군 삼서면의 대지 1012㎡는 64명이 경합을 벌여 낙찰가율 406%인 8293만원에 팔렸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정부가 아파트 규제를 가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발 빠른 일부 투자자가 토지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며 “귀촌 열기와 여가·은퇴 후 거주 수요 등이 겹치면서 투자금액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규모 토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거시설과 업무·상업시설 인기는 다소 시들했다. 지난달 주거시설 평균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88.8%를 기록했다. 지난 5월(90.7%) 이후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업무·상업시설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0.9%포인트 하락한 63.9%에 그쳤다.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물건 대부분이 권리관계가 복잡하고 입지가 나빴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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