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본격 운영을 앞둔 울산 북구 쇠부리체육센터가 민간위탁자 선정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연간 수십억원의 체육센터 운영예산을 만져야 할 수탁자 공모에 시설 운영 경험이 사실상 전무하고, 위탁 주체인 지자체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구 체육회가 응모하면서 ‘셀프 위탁’ 등의 논란이 확산되는 형국이다.
울산 북구청은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쇠부리체육센터 수탁 운영 단체 모집 공고’를 벌인 결과 2개 단체가 응모해왔다고 9일 발표했다.
북구 천곡동에 위치한 쇠부리체육센터는 지하 2~지상 3층 연면적 5314㎡의 체육시설로 16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수영장과 공연장, 다목적실내체육관, 헬스장, 탁구장, 스쿼시장 등 시설이 들어서는 최신 공공체육시설이다.
북구청은 쇠부리체육센터 운영 및 관리를 민간에 위탁하기로 하고, 지난달 초부터 수탁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실시했다. 수탁기간은 9월1일부터 내년 말까지 1년4개월이다.
문제는 이번 공모에 북구체육회가 응모했다는데 있다. 현재 북구체육회 회장은 북구청장이 맡고 있다. 결국 구청장이 낸 공모에 구청장이 회장으로 있는 체육회가 지원한 모양새다.
물론 ‘북구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 상 시설의 효율적인 관리 및 운영을 위해 전부 또는 일부를 법인·단체 또는 개인에게 위탁 또는 임대 운영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절차상 법적 문제는 없다.
다만 북구체육회가 쇠부리체육센터 운영을 맡게 되면 위탁자와 수탁자 모두 구청장이 되는 상황이라 모습이 이상해진다.
특히 북구체육회는 30개 단체(종목별 협회 22개, 동 체육회 8개)를 두고 있으며, 회원수가 76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조직이다.
시기적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터에 현직 구청장이 대표로 있는 구 체육회가 위탁 응모에 나선 것을 두고 ‘셀프 위탁’ 등의 잡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북구체육회가 운영비로만 한해 2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쓰일 것으로 보이는 쇠부리체육센터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올해 쇠부리체육센터 4개월 운영을 위한 운영예산으로만 6억원이나 된다.
입찰과정에서 2차 공고 당시 북구청이 심사기준과 심사표, 위탁 운영 예산안 등을 첨부해 공개한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일각에서는 “공공체육시설 위탁 운영의 경험이 없는 북구체육회에게 사실상 답안지를 공개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북구청은 ‘행정 상 실수’라며 이후 해당 자료를 삭제해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현재 심사위원 선정과 심사 세부계획 등을 수립하는 과정으로 어떤 곳을 염두에 두거나 특혜를 준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공정성을 위해 응모 업체(단체)명을 없애는 블라인드 심사를 비롯해 심사위원을 3~7배수로 뽑아 응모 단체에게 임의로 뽑도록 하는 방법 등을 고민중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공정성을 제대로 보장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이 주변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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