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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국부펀드 자금 흥청망청 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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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리후보, 포퓰리즘 재정정책 비판


[ 이상은 기자 ] 노르웨이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노동당 대표가 세계 2위 연기금인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 자금을 흥청망청 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동당 대표(사진)는 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가 세금은 깎아주고 국부펀드에서 재정을 충당하는 식의 포퓰리즘 정책을 펴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포퓰리즘 정당, 펀드 헐어쓰자고 주장

현재 보수당 소속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는 우익 포퓰리즘 정당으로 분류되는 진보당과 연정을 이루고 있다. 반(反)이민 등을 표방하는 진보당은 국부펀드 자금을 노르웨이 내에서 더 많이 써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이 펀드는 정부 재정을 지원하느라 사상 처음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1010억노르웨이크로네(약 14조원) 더 많은 자금을 지출했다.

스퇴레 대표는 이런 결정이 “우익 포퓰리즘 정당을 정부에 들여놓은 결과”라며 “지금 당장 부유층에 세금을 깎아주면서 자녀 세대의 저축을 허물어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펀드에서 재정을 더 많이 충당하려는 것은 지속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차기 총리가 된다면 펀드에서 재정을 충당하되 ‘책임있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그 규모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정부는 한 해에 펀드에서 충당할 수 있는 최대 자금 규모를 펀드의 시가총액 중 4%로 제한하고 있다. 스퇴레 대표는 이를 3%로 낮출 것이라고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다.

오는 9월11일 총선을 치를 예정인 노르웨이에서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노동당 지지율이 32%로 보수당(22%)과 진보당(13%)을 앞서고 있다.


◆올해 31조원 가량 재정보조

노르웨이 경제의 상당 부분은 1960년대 발견된 북해 유전 및 가스전 관련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올해 노르웨이 정부의 예산정책 보고서(http://www.statsbudsjettet.no/Statsbudsjettet-2017/English/)에 등장하는 첫 번째 표가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추이일 정도다.

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운영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 규모는 6월 말 기준 8조노르웨이크로네(약 1130조원)에 이른다. 정부의 한 해 수입 중 약 7분의 1이 펀드에서 넘어온다.

노르웨이 정부는 이 보고서에서 향후 10~15년간 펀드의 실질 수익률이 연 4%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 4% 지출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두면 펀드 총액이 계속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로이터통신은 노르웨이 정부가 작년 10월에는 2017년 중 펀드에서 2256억노르웨이크로네(약 32조1600억원)를 인출할 계획이었으나 부정적인 미래 수익률을 반영해 지난 5월 인출 규모를 2209억노르웨이크로네(약 31조4500억원)로 2% 가량 줄인 수정 계획을 수립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펀드 운영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이코노미스트지에 “침대맡에 돈을 쌓아둔 채로 허리띠를 졸라매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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