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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알자스 와인의 산뜻한 풍미…짭짤한 한국 음식과 안성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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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영의 걸어서 와인 속으로 - 프랑스 알자스



여름이면 화이트 와인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 시원하게 마시기 좋고 여러 음식에 곁들이기 좋다. 세계 화이트 와인 생산지 중 미식의 고수들과 경험 많은 여행자들이 특히 사랑하는 곳으로 프랑스 알자스(Alsace)가 있다. 다채로운 이 지역 와인은 세계 와인리스트에 올라 있으며, 이곳 레스토랑은 스물여섯 개나 미쉐린(Michelin) 스타를 받았을 정도로 수준급이다.

파리에서 테제베(TGV)로 두 시간쯤 달려 중심도시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했을 때 프랑스 그 어느 지역에서도 본 적 없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림 같은 목골(木骨) 가옥은 독일의 건축 양식을 닮았고, 일종의 독일어 방언인 알자스어를 쓰는 사람들은 자신을 ‘알자스인’이라고 소개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경계에 자리해 영유권이 수차례 두 나라를 오간 그곳에는 알자스 전통에 두 나라의 영향이 더해진 독특한 문화가 담겨 있었다.

광장과 골목에는 간단한 음식과 와인을 파는 선술집인 윈스텁(winstub)이 즐비했다. 알자스와 스위스의 독일어 사용지역에서 발달한 카페 겸 바(bar)인데, 알자스 와인을 주로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행자가 본고장 와인과 요리를 편하게 맛보기 좋다. 음식은 슈크르트(Choucroute), 베코프(Baeckeofe), 타르트 플랑베(Tarte flambee) 등을 주로 판다.

슈크르트는 한국 백김치와 비슷한 양배추 절임이다. 주로 감자나 소시지와 곁들여 먹는다. 베코프는 감자와 고기를 알자스 와인에 재워 오븐에 구운 요리다. 둥근 도자기 그릇에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온다. 타르트 플랑베는 일종의 알자스식 피자라고 할 수 있다. 모양이 네모지고 양파, 베이컨, 치즈 등이 올라간 것이 특징이다.

알자스 와인은 이렇게 시고, 고소하고, 짭짤한 여러 맛과 두루 조화를 이룬다. 대체로 드라이하고 산뜻해서 여러 음식에 곁들이기 좋다. 한국, 일본, 태국, 베트남 등의 아시아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고 말하는 요리사도 있었다.

알자스 와인을 처음 보면 독일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병 모양이 가늘고 긴 것이 독일과 닮았기 때문이다. 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등 사용하는 포도 품종도 비슷한데 양조하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독일에서는 발효할 때 당분을 남기거나 첨가해 맛을 달게 하지만 알자스는 당분을 전부 발효시켜서 덜 달다. 그 밖에도 피노 블랑, 피노 그리 등 청포도 품종이 주를 이룬다.


유명 생산자의 와인을 맛보고 싶다면 도멘 바인바흐(Domaine Weinbach), 도멘 트림바흐(Domaine Trimbach), 도멘 진트 훔브레히트(Domaine Zind Humbrecht) 등을 기억해 두자. 모두 유구한 역사를 지녔거나 알자스 와인을 세계에 알리는 데 공헌한 생산자다.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라면 윈스텁에서 잔으로 파는 와인을 선택해도 충분하다.

알자스로 여행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스트라스부르에서 이웃 도시 콜마르(Colmar)까지 함께 둘러본다. 예쁘장한 도로를 따라 여행하면서 운하, 성당, 박물관 등 중세 유적을 둘러볼 수 있다. 좀 더 본격적으로 와인에 빠지고 싶다면 ‘알자스 포도주 길(Route des vins d'Alsace)’을 따라가 보자. 와인을 생산하는 마을들을 잇는 약 170㎞ 길이의 와인 가도다. 와인을 시음하거나 구매할 수 있고 포도밭과 지하 저장고도 둘러볼 수 있다.

나보영 여행작가 alleyna2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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