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꼽은'순환매 장세'유망주
[ 윤정현 기자 ]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승세를 견인한 건 정보기술(IT)주였다. 상승폭이 컸던 만큼 최근 조정장에서의 낙폭도 컸다. 외국인이 앞다퉈 IT주를 내다 팔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그간 상대적으로 덜 올라 하락장에서의 포탄을 피해갈 수 있는 종목으로 옮겨가고 있다.
IT 조정이 불러온 순환매 장세
외국인의 매도가 본격화된 7월24일부터 지난 3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1조480억원)였다. 그다음으로 많이 내놓은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2등주인 SK하이닉스(3326억원)였다. 대신 이 기간 호텔신라 한국전력 등 내수주를 대거 사들였다. 현대중공업 GS 롯데케미칼 같은 경기민감주로도 눈을 돌렸다.
주도주 IT업종의 조정은 깊고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하반기 실적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앞으로 한 달여 동안은 상승 모멘텀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IT 대형주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여전히 낮은 상태”라며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나올 때쯤이면 IT 업황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간에 기관투자가는 삼성전자(2658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그 외에는 자동차 정유 화학 철강 주요 종목을 순매수했다. 현대자동차(1520억원) SK이노베이션(1301억원) 롯데케미칼(868억원) 포스코(741억원) 등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개선이 확인된 업종으로의 순환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며 “경기민감 수출주에 이어 민간 소비 회복을 기반으로 한 내수주로의 순환매 확산 가능성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민감주와 방어주에 관심
한국경제TV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한 업종은 화학이었다. 화학업종 내에서는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 효성과 SKC코오롱PI를 유망주로 꼽았다.
롯데케미칼의 2분기 영업이익은 63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줄었다. 하지만 원료 가격이 안정적이고 수급 상황이 좋아 하반기는 나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헌상 파트너는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 전망이 밝은 대표적인 종목”이라며 “하반기에는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에 따른 신규 수요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상엽 파트너는 롯데케미칼 외 송원산업과 효성도 추천주로 꼽았다. 송원산업은 3분기가 주요 제품인 폴리머 안정제 수요의 성수기여서다. 효성은 3분기 턴어라운드 예상에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주가가 더 탄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IT 중심의 숨고르기 장세는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 대해 비중 줄이기에 나섰다기보다는 그동안 소외받았던 업종에 대한 순환매로 해석해야 한다”며 “IT를 대신할 실적 개선주를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학수 파트너는 대체에너지인 태양광 관련 모멘텀을 갖고 있는 한화케미칼 외에 안정적으로 이익을 늘려가고 있는 기업은행의 상승 가능성을 높게 봤다.
경기민감주 외에 방어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T나 금융주의 실적이 꺾인다거나 거품이라는 게 아니라 시장의 주도주 전환 과정에서 시각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며 “그간 소외됐던 유틸리티 헬스케어 등방어주가 상대적으로 돋보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이 1배가 채 안 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기자본)은 지난해보다 올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천리(PBR 0.35배)와 한국가스공사(0.48배) 등이 대표적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거시경제 관련 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만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업종에 주목해야 할 시기”라며 “코스피지수 조정기에는 외국인도 통상 통신이나 전기가스 등 방어적 업종 매수로 대응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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