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국민의당이 어느때보다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9차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해 "적어도 민주법치국가와 민주공당에서는 참정권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지 경선에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하는것이 우리 당을 위해서 사명감과 책임하에 출마한다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환영할 일이라 생각한다"며, "당 내에서 찬반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것은 적절치 않다"고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박지원 전 대표 뿐 아니라 국민의당 의원 12명까지 안 전 대표 당대표 출마 반대 성명을 발표하며 '문준용 씨 제보조작' 사건으로 이미 흠집난 국민의당 결속력이 더욱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음을 알렸다.
당대표 출마를 먼저 선언한 천정배 의원도 이에 가세했다.
천 의원은 이날 "안철수 전 후보 출마는 국민의당 존폐 결정할 중대한 사태, 최악의 결정"이라면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오전 8시 38분 전주MBC라디오 <유기하의 시사토크> 인터뷰를 통해 “안 전 후보가 출마했다는 것은 단지 당 대표 선거의 경쟁자가 한 사람 늘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안 전 후보 자신이 당 대표가 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당 자체가 이것으로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천 전 대표는 “안 전 후보가 출마선언을 했는데 당은 지금 벌집을 쑤셔놓은 듯 걱정과 한숨이 가득하다. 출마 반대 성명을 낸 의원은 12명이지만 사실상 40명 의원 중에 안 후보 출마 찬성한 사람은 단 1명으로, 39명이 사실상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 전 후보가 당을 살리려 나왔다는데 오히려 당이 깨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게 현재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천 전 대표는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서 당을 살리고 국민들에게 큰 봉사를 할 수 있는 당으로 만들어내느냐, 비상한 결단과 우리 내부의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당 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면서 "제가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지만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네티즌들은 국민의당 당대표 출마를 둘러싼 이같은 논란에 "말그대로 '콩가루 당'이 됐다", "새정치 한다더니 보기 좋다", "기회는 이때다 하고 민주당으로 가려는 것 아닌가"라는 비아냥 섞인 비난을 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