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崔古) 건설사
1939년 건설자재 업체로 시작
"기본과 원칙"으로 내실 경영
56년 연속 10대 건설사 올라
프로젝트 발굴·시공·운영하는 "디벨로퍼" 사업영역 확대
석유화학 중심 해외 사업도 특수교량·수력발전 등 다변화
성수동'아크로 서울포레스트'
4개 기둥이 집 떠받치는 구조
78년 건설 노하우 집약
[ 김진수/김형규 기자 ]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아파트는 어떤 모습일까. 뛰어난 조망과 수려한 외관의 고층 아파트면 충분할까. 천연 대리석으로 마감한 거실과 안방에서 첨단 사물인터넷(IoT) 제품으로 도배한 곳은 어떨까. 그것도 아니면 교통여건이 뛰어나고 명문 학교가 인접하고 쇼핑몰 이용이 편한 곳일까.
대림산업이 서울 성수동 뚝섬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3구역에서 공급하는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는 자손 대대로 물려주고 싶은 주택을 표방하고 있다. 흔히 ‘장수명 주택’으로 불리는 100년 주택을 만들겠다는 게 대림산업의 계획이다. 시대가 지나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100년 주택을 짓겠다는 것이다. 100년 주택은 리모델링이 쉽고 내구성도 좋아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2000년대 초 ‘e편한세상’으로 아파트 브랜드 시대를 활짝 연 대림산업은 지난해 8월 서울 반포동 한신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 리버파크’를 준공, 강남권 아파트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최근 서울 성수동 한강변에 랜드마크 단지를 선보이며 아파트 고급화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설사
대림산업은 1939년 10월10일 인천 부평역 앞에서 부림상회라는 건설 자재 판매회사로 시작했다. 올해 창립 78주년으로, 국내 건설사 중 최고(最古)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1947년 대림산업(주)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건설업에 진출했다.
해방 정국과 6·25전쟁 복구사업, 1960~1970년대 경제개발계획, 1970~1980년대 중동 신화와 중화학공업 개발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경부·호남고속도로에서부터 서울지하철, 세종문화회관, 국회의사당,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청계천, 광화문광장, 이순신대교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축물은 대림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대림산업의 도전사는 곧 대한민국 건설 역사다.
대림산업은 1962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도급 순위)제도가 생긴 이래 56년 연속 10대 건설사 위상을 지켜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의 이 같은 성장과 위기관리 능력 배경을 ‘기본과 원칙’을 바탕으로 한 내실 경영을 꼽는다. 다른 대기업들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불확실한 투자를 남발하던 시기에 대림산업은 기본과 원칙에 입각한 위기관리와 환경 분석을 통해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왔다.
나아가 위기를 새 성장과 도약의 기회로 삼아 △국내 최초로 해외 건설 외화 획득 △업계 최초로 기술연구소 설립 △국내 최초의 아파트 브랜드인 e편한세상 도입 △대형 교각인 사장교와 현수교 기술 국산화 등 대한민국 건설 혁신의 역사를 이뤄왔다.
○프로젝트 개발·시공·운영까지 …
대림산업은 공사를 수주해 설계하고 시공하는 건설회사다. 하지만 프로젝트 자체를 발굴해 시공부터 운영까지 총괄해 수익을 창출하는 ‘디벨로퍼’로 업역을 넓히고 있다. 해외 사업도 기존의 석유화학과 발전 플랜트 중심에서 해상 특수 교량, 수력발전, 도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2014년 투자·시공·운영까지 모두 담당한 포천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를 준공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전력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인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민자 발전을 그룹의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2014년에는 자체 개발한 호텔 브랜드인 글래드(GLAD)를 선보여 서울 여의도와 강남, 제주 등에서 운영 중이다. 2015년 인천 도화 도시개발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1호 사업자가 됐다. 해외에서도 올해 초 터키에서 현수교 교량 건설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파키스탄에서는 수력발전 프로젝트를 민간투자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3조2000억원 규모의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는 민간투자방식(BOT·건설-운영-양도)으로 진행하며 16년2개월 동안 최소운영수익을 보장받으며 운영을 맡는다. 현수교 주탑과 주탑 사이 거리는 2023m로, 완공 후에는 일본 고베의 아카시대교(1991m)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가 된다.
○고품격 ‘100년 주택’
뚝섬에 들어설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에는 대림산업의 주거 철학과 건설 노하우가 총집결된다. 거실 부엌 주방 복도 등 모든 공간에 70여 년 장인정신이 집약됐다는 얘기다.
이 단지는 내부 공간 변경이 힘든 내력벽 구조가 아니고 네 개의 기둥이 집을 떠받치는 기둥식 구조로 설계됐다. 네 개의 기둥과 수직배관이 지나가는 공간, 대피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자유롭게 변경 및 연출할 수 있다. 방을 크게 늘리고 싶으면 서재나 다용도실 벽을 제거하면 된다.
천장 높이도 기존(0.23m)보다 0.6~1m 높였다. 같은 면적에서도 공간이 훨씬 넓고 커 보인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초고층 내진 전문 구조설계사(MKA)의 컨설팅을 받았다. 이를 통해 미국 강진 지역의 초고층 건물과 비교했을 때 동등 수준 이상의 내진 성능을 확보해 진도 9.0(규모 7) 강진에도 견딜 수 있게 안전하게 지어질 예정이다.
여기에 층간 소음 저감시스템을 적용하는 한편 공기청정시스템, 에너지절약시스템, 우수재활용시스템 등을 적용해 주거의 품격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서울 반포의 ‘아크로 리버타워’에서 분 고급 주택 열풍이 한강변인 성수동 일대로 옮겨 갈 것”이라며 “100년 주택을 표방하는 만큼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김진수/김형규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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