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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디자이너' 백종환 WGNB 대표 "사람을 부르는 공간이 상품만큼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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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근호 기자 ] 백종환 WGNB 대표(사진)는 ‘공간 디자이너’다. 교보문고,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강남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서울 합정동 주택가에 자리잡은 사무실에서 만난 백 대표는 “좋은 공간은 사람들이 오래 머물도록 하고, 다시 찾도록 한다”며 “물건을 파는 상업 공간은 좋은 제품을 갖다두는 것만큼이나 공간을 잘 꾸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보문고가 그런 사례다. 백 대표는 2015년 부산 서면점을 시작으로 광화문점, 동대문점, 일산점, 울산점, 해운대점 등 지금까지 전국 15개 교보문고 지점의 공간 디자인을 맡았다. 책장 높이를 낮춰 답답함을 줄이고, 조명을 은은하게 바꿨다. 식물을 곳곳에 배치했고, 누구나 와서 편하게 책을 읽으라고 아예 책상과 의자를 갖다놨다. 책장 간격을 넓혀 쾌적함을 더하고, 책 앞면이 보이도록 하는 배치를 늘렸다. 그는 “예전 교보문고가 그냥 책을 쌓아놓고 파는 서점이었다면 지금 교보문고는 책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커피도 마시고 얘기도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문화공간”이라고 했다. 평소 책에 관심없던 사람도 교보문고에 와서 편하게 시간을 보내다 책 한 권을 사서 돌아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백 대표는 국민대 실내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실내설계를 전공했다. 2004년부터 월가어소시애이트에서 일하다 2015년 WGNB를 세워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나오는 ‘현빈 집’ 실내 디자인을 그가 맡았다.

백 대표는 ‘공간 아이덴티티’를 강조한다. 상점에서 물건을 사서 집에 돌아간 사람이 나중에 그곳이 어디였는지 기억하지 못하면 그곳은 ‘죽은 공간’이라고 했다. 백 대표는 10년 안에 호텔 하나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우리 회사 모토가 ‘같은 것을 봐도 다른 생각을 하자’입니다. 이런 철학이 깃든 공간으로서 호텔을 꾸며 보고 싶습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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