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95억 보험 살인 사건 진실 공방’을 다뤘다.
29일 오후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2014년 8월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천안 부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다뤘다.
남편 김모(당시 43)씨의 교통사고로 인해 조수석에 탄 임산부 이모(24·캄보디아)씨가 현장에서 사망한 사고다.
김 씨는 고속도로에 정차돼 있던 트레일러를 들이받아 단순 졸음운전으로 알려졌으나 수사 결과 남편이 부인의 사망으로 받게 될 보험금이 95억 임이 밝혀지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운전자 김씨는 "죽으려고 몇번을 망설일 정도로 살고싶은 생각이 없었다"고 했지만 수상한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경찰은 CCTV를 확인해보니 "추돌 몇 초 전 사고차량은 전조등을 켜고 정차된 차량을 확인한 흔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도로교통안전공단 검사 결과 이미 9도가량 핸들을 돌렸으며 충돌 전 트레일러에 맞추며 주행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어 미심적은 정황으로 11군데의 26건의 생명보험을 든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 씨는 운전을 하지도 못하는 데도 불구하고 휴일 교통사고 특화된 상품도 여러가지였다"고 말했다.
총 수령금은 95억원에 달했다.
사건 후 단순 교통사고가 범행으로 판단한 경찰은 3개월 후 남편 김씨를 '살인혐의'로 구속했다. 하지만 부인의 화장까지 끝났으며 범행의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찾기는 힘든 상태였다.
캄보디아 부인의 살인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1심에서는 무죄, 2심에서는 유죄, 대법원은 무죄 취재의 파기환송을 결정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3년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은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의 판단은 무죄와 유죄, 극과 극으로 오락가락하고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취재진은 부인 이씨가 사고 전 사망한 것이 아닌지 의혹을 제기했다.
범의학자들이 주목한 것은 선홍색 시반. 전문가들은 "사망자의 시반을 보면 사망후에 4시간에서 10시간 지난 후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출혈이 동반된 오른손으로 사고와 사망시점이 크게 다르지는 않음이 드러났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교 고수는 "임신 7개월이면 소변 주기가 짧은 시기인데 전혀 흔적이 없다. 조서상으로는 아무도 옆에 없는 것처럼 적혀져 있다"고 말했다.
폐차 직전의 차 안에 있던 아내의 혈액에서 수면 유도제 성분 중 하나인 디펜히드라민 성분이 발견됐지만 1심과 대법원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아내와 뱃속 아이를 잃은 김씨는 퇴원도 하기 전 아내의 화장을 직접 전화로 예약하기도 했다.
2심 재판부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숨진 아내의 혈흔에서 수면유도제가 검출된 것을 간과하면 안되고 과도한 보험료를 납부한 점, 아내 화장을 서두른 점의 고의사고의 간접증거라고 봤다.
김 씨 어머니는 "남편이 부인 앞으로 매달 낸 보험료만 매달 400여만원이 넘었다. 며느리가 가입을 원했지 아들이 원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매월 월 900만원을 보험료로 지출한 것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았다.
김씨가 경제력을 입증하는 것은 범죄의 동기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재판부는 김 씨 월수입이 1500에서 1600만원에 달했다고 한 것은 지인에게 1억~2억원씩 2명에게 빌려준 것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용증을 써 준 두 사람은 "실제 채무가 없었지만 써달라고 해서 쓴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경제력을 자랑했지만 60여건의 보험 중 40여건의 보험을 담보로 3억원을 대출받아 사용중이었다. 보험 가입 권유를 거절하지 못해 많은 보험을 들었다는 증언과 배치된다.
김 씨는 사고 두달 전 아내 사망시 30억원이 넘는 보험금을 수령하는 보험을 마지막으로 가입했다.
가입 당시 이 씨가 외국인 신분으로 가입한 이전의 수많은 보험은 주민등록증을 가입한 후 조회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 씨가 평소 운전시 안전벨트를 한 적이 없던 김 씨가 사고 당시에만 안전벨트를 멘 것도 의심정황으로 봤다.
대법원은 화장부터 보험까지 의심의 여지가 있다는 건 인지하고 있지만 좀 더 면밀히 심리를 해야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판단된다.
파기환송한 재판부는 남편 김 씨가 고의 사고를 냈다는 정황증거, 반박의 여지가 없는 꼼꼼한 증거를 요구했다.
김 씨는 무죄로 석방된 후 보험사를 상대로 민사와 형사 소송을 진행중이다.
체포 직후 지역 변호사 한 명 만 선임했던 김 씨는 서울의 대형 로펌을 통해 전직 대법관을 포함한 화려한 변호인단을 꾸린 상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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