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용품·펫 사료 시장 등 생애주기 따라 일자리 창출
"테라피스트·장례지도사 뜰 것"
[ 정채희 기자 ]
일자리 창출의 블루오션으로 반려동물 시장이 떠올랐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1조8100억원이다. 영·유아 사교육 시장이 2조70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결코 작지 않은 규모다.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시장이 2020년에 6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려동물 관련업 종사자 급증
특정 산업의 성장은 고용 창출로 연결된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반려동물의 생산→유통→반려→사후처리 과정’까지 한 생명체의 생애주기 전체를 감당한다. 업계에서는 △동물생산·판매업 △동물 사료 및 용품 생산 및 유통업 △서비스업 등으로 관련 산업을 구분한다.
이 중에서도 관련 용품과 식품 분야는 반려동물 관련 산업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12년 기준으로 두 개 시장의 규모가 각각 34.8%, 28.0%로 절반 이상(62.8%)이다. 두 개 분야 모두 산업 성장과 함께 종사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펫 용품 시장 종사자는 2012년 5301명에서 2014년 6974명으로 증가했다. 펫 사료 시장 종사자도 같은 기간 1만290명에서 1만662명으로 늘었다.
앞으로 증가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대기업의 시장 진출이 확대되는 한편 또 다른 쪽에서는 1인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펫 사료 시장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펫 푸드 매니저(반려동물 사료 간식 제조 매니저)는 친환경·유기농 재료를 사용해 수제 간식 또는 사료(주식)를 만들어 판매한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에서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하는 이가 많고 입소문을 타면 단기간 내 기업형 매장으로 대형화되기도 한다.
진짜 블루오션은 서비스업 시장이다. 동물병원 등 수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미용·카페·호텔·유치원·보험·장례 등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이 시장의 트렌드는 다양화와 고급화다. 예컨대 반려동물 미용은 기존에는 위생과 청결 관리가 주목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심미적 요소와 함께 반려동물의 심리 치료(힐링)까지 담당하고 있다.
이 중 반려동물의 피로 해소를 돕는 반려동물 아로마 테라피스트는 뜨고 있는 직업군 중 하나다. 이들은 아로마 테라피를 활용해 반려동물의 피부 질환은 물론 반려동물의 공격 및 분리 불안 등 문제 행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세분화되는 반려동물 서비스업
그런가 하면 반려동물 소유주가 부재중일 때 반려동물을 보호하는 위탁 서비스업은 보다 세분화·전문화되고 있다. 위탁 시간과 범위 등에 따라 해당 직업도 여러 가지로 구분된다. 반려동물의 산책을 전담하는 ‘펫워커(도그워커)’, 소유주를 대신해 노동시간 동안 반려동물을 책임지는 ‘펫시터’ 또는 ‘펫 유치원 교사’, 장기간 부재 시 반려동물의 식사와 숙박까지 책임지는 ‘호텔 매니저’ 등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예상되는 분야로 반려동물의 사후 관리를 담당하는 장례지도사를 꼽는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면서 추모 의식을 진행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동물보호법의 동물장묘업 설치 기준에 따라 동물 보호 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동물 장례 및 화장 업체는 전국 21개다.
운송 서비스도 떠오르는 샛별이다. 전용 택시 및 운송 매니저는 반려동물을 주인 집 앞에서 원하는 목적지까지 동반 또는 단독 이동시키는 것은 물론 소유주가 바쁘면 그를 대신해 반려동물의 병원 진료, 미용 관리 등의 요청 사항을 실행해주기도 한다. 일종의 심부름 서비스까지 겸하는 것이다.
정부 역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법제도 기반을 마련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7년 3만2000여 개, 2020년 4만1000여 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채희 한경비즈니스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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