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후유증'…장사 포기 속출
[ 김형규 기자 ] 내년 최저임금(시간당 7530원)이 발표된 뒤 서울 일부 상권에서 매물로 나오는 점포가 급증하고 있다. 수입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종업원 임금 부담마저 가중되자 영세 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렵다고 판단해 서둘러 가게를 정리하려 하고 있다.
19일 상가거래 전문업체인 점포라인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5일 역대 최대폭의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한 뒤 영등포상권 미아리상권 연신내상권 건국대상권 등에서 상가 매물 등록이 크게 늘었다. 최저임금 발표 전 이 회사에 매물로 등록된 영등포상권 점포는 네 건이었지만 이날 현재 12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미아리상권 매물도 한 건에서 여섯 건으로 증가했다. 연신내상권 매물은 두 건에서 아홉 건으로, 건국대상권 매물은 세 건에서 여섯 건으로 늘어났다. 일부 점포는 서둘러 처분하기 위해 권리금을 기존보다 500만~1000만원 내려 매물로 내놨다.
염정오 점포라인 상가분석팀장은 “권리금을 조금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남들보다 한발 앞서 점포를 매물로 내놓는 영세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며 “한계 상황에 몰린 자영업자가 많은 데다 최저임금은 계속 오를 예정이어서 매물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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