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사진·61)이 4억원 상당의 회사 소유 미술품을 무단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이진동 부장검사)는 이 부회장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회사가 보유한 미술작품의 매입·매각, 전시, 보존 임대 등 관리업무를 총괄하면서 일부를 무단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부회장은 2014년 2월 경기 양평군 오리온 양평연수원에 보관하던 회사 소유 미술품 마리아 퍼게이(Maria Pergay)의 '트리플 티어 플랫 서페이스드 테이블'(Triple tier Flat-surfaced Table)'을 계열사 임원을 시켜 자택에 놓아둔 혐의를 받는다.
이 작품은 시가 2억5000만원 상당이며, 이 부회장은 집에 진품을 가져가는 대신 연수원에는 모조품을 갖다 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회장은 2015년 5월 용산구 오리온 본사 부회장실에 걸어놓은 장 뒤뷔페(Jean Dubuffet)의 '무제(Untitled)'를 자택에 옮겨놓기도 했다.
이 작품은 오리온이 계열사 쇼박스로부터 빌린 것으로 가치는 1억7400만원 상당에 이른다.
애초 이 사건은 시민단체들이 올해 3월 담 회장이 회사 소장 미술품을 횡령했다며 고발해 수사가 시작됐다.
오리온 관계자는 "임대차 계약서 미작성 등 관리소홀로 인한 단순 실수"라며 "미술품을 빼돌리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실수를 인정하고 향후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담철곤 회장에 대해 제기된 2건의 고소·고발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지난 2월 동양채권단 비상대책위원회 등은 담 회장과 아들을 증여세 포탈 혐의로 고발했다. 담 회장의 처형인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도 동양사태 피해자들의 강제집행을 면하기 위해 재산을 은닉했다며 함께 고발했다.
이혜경 전 부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故) 이양구 회장의 첫째, 둘째 딸로 이들의 남편인 현재현 전 동양 회장과 담 회장은 동서지간이다. 동양그룹과 오리온그룹은 2001년 분리된 '형제' 그룹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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