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상 사유'라지만
삼성합병 후유증에 잇단 인사 파문 영향
임기 못 채우고 중도하차
이사장도 5개월째 공석…578조 기금운용 차질 우려
[ 유창재 기자 ] 강면욱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사진)이 17일 돌연 사의를 밝혔다. 지난 5월 말 단행한 기금운용본부 인사가 조직 안팎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578조원의 국민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은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이 모두 공석인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국민연금공단은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강 본부장이 일산상의 사유로 사표를 제출했으며 곧 수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단은 이어 새로운 기금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기금이사 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관련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본부장의 임기는 내년 2월15일까지다. 기금운용본부장의 임기는 기본 2년에 연임 1년이 보통이다. 그동안 연임에 실패해 2년으로 임기를 마친 본부장은 많았지만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건 강 본부장이 처음이다.
강 본부장이 중도 하차한 건 인사 실패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강 본부장은 지난 6일 김재상 해외대체실장의 임명을 취소했다. 5월 말 선임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임명 이후 이력서를 검토한 결과 ‘투자실무 경력 15년 이상’이라는 자격 요건에 미달한 것으로 밝혀진 게 임명 취소의 표면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김 실장의 이력이 강 본부장과 지나치게 비슷해 ‘측근을 낙하산으로 앉힌 게 아니냐’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강 본부장이 5월 말 인사에서 채준규 리서치팀장을 주식운용실장으로 승진 발령한 것을 두고도 정치권 등에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채 실장이 구속된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의 지시를 받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보고서를 쓴 인물이라는 점에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 본부장의 인사 실패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문제를 제기하자 18일로 예정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부담을 느껴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강 본부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는 당분간 대행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금운용본부장은 공단 이사장이 임면권을 가지고 있다. 공단 이사장도 문형표 전 이사장이 구속되면서 2월부터 공석 상태다. 이사장 선임 후 추천위원회 등을 거쳐 기금운용본부장을 선임하려면 최소 2~3개월은 소요될 것으로 보여 기금 운용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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