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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김상곤 교육개혁'에서 빠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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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 박동휘 기자 ] “가르치는 사람이 창의적이지 않은데 어떻게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나.” 한 교육계 원로가 한탄했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추진하는 교육 개혁에 대해 덕담을 해달랬더니 “순서가 잘못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교원 양성 시스템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대한민국에서 교사가 되기란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입시만큼 치열하다. 임용고시 경쟁률은 매년 10 대 1을 웃돈다. 재수, 삼수는 기본이다. 초등교사의 등용문인 교육대학 입학은 더 어렵다. 지방 교대들도 ‘입시 서열’로 따지면 최상위에 속한다. 그들의 대학 4년은 고3 시절의 연장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경쟁의 강도가 세다.

이 같은 교사 양성 방식은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다. 산업화에 필요한 인재들을 길러내려면 지식으로 중무장한 교사들이 필요했다. 아쉬운 점은 과거의 교원 양성 방식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량진 고시촌에서 예비 교사들은 수많은 공시족 중 한 부류일 뿐이다. 그들을 지칭하는 용어도 ‘수험생’이다.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을 창의·협력 중심의 교육으로 전환시킬 것을 밝힌 김상곤식 교육 개혁이 시작됐다. 그가 그리는 교육의 미래에서 교실은 일방통행식 수업 대신 토론과 창의가 빛을 발하는 공간으로 바뀔 것이다. 수능에서 0.1점이라도 더 따기 위해 교과서를 달달 외우는 식의 경쟁도 사라진다. 학생들은 교사의 지도에 따라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은 교사가 학생을 관찰한 6년간의 기록물(학생부)만으로 원하는 신입생을 뽑는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무엇인가. 바로 교사의 역량이다.

요즘 학부모들 사이에선 학생부종합전형을 ‘복불복 대입’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어떤 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아이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얘기다. 이 말속엔 교사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그림자도 밟기 어려웠던 스승상은 퇴색한 지 오래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 교수는 “교실이 바뀌려면 교사부터 변해야 한다”고 했다. 김상곤호(號)가 순항하려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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