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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열차' 태우나…미국 하원, 사법방해 혐의로 소추안 첫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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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셔먼 의원 공식 제출
당론 아닌 개인 차원의 발의

공화당이 상·하원 과반 장악
통과 가능성 크지 않을 수도
도박사들 탄핵 가능성 60%로 높여



[ 이상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처음으로 발의됐다. 11선 경력의 브래드 셔먼 민주당 하원의원(사진·캘리포니아주)은 12일(현지시간) 사법 방해 혐의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탄핵 절차는 길고 까다롭다. 아직 민주당이 탄핵 추진을 당론으로 확정하지 않았고,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는 만큼 실제 탄핵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당선됐다는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어느 순간 탄핵 절차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부자가 연달아 자충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은 지난 1월 취임 직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탄핵 사유는 여러 가지가 거론되지만 가장 뚜렷하고 실체가 있는 의혹은 러시아 스캔들과 이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를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깜짝 해고하는 과정에서 ‘자충수’를 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미를 포섭하려다 실패하자 트위터로 “(녹취) 테이프가 있을 수 있다(말조심하라)”고 경고한 것이나 코미를 자른 뒤 주미 러시아 대사와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 등이 사법 방해 혐의로 꼽힌다.

트럼프 장남의 일 처리도 아버지와 비슷한 경로를 따라가고 있다. 지난 11일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트위터에 자신과 러시아 간 접촉에 관련된 이메일을 전부 공개한 것은 의혹을 잠재우기는커녕 기름을 부었다. 티모시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 메일이 (적국 러시아와 내통한) 반역죄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정적 증거’ 아직 부족

쟁점은 둘로 좁혀 볼 수 있다. 첫째는 트럼프 주니어가 자기 죄를 스스로 자백한 꼴이 되느냐는 것이다. 케인 상원의원이 제기한 반역죄(적국 러시아와 내통한 죄)는 무리수라는 게 미국 법조계의 시각이다.

칼턴 라슨 UC데이비스 법학과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상대와 전쟁 중이거나 명백한 적대관계여야 반역죄가 성립하는데 이슬람국가(IS)라면 가능하겠지만 러시아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물론 그게 무죄라는 뜻은 아니다. 상원은 그를 법사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소환했다.

둘째는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영향을 주느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장남과 러시아 측 접촉을 알고 있었는지와 관련이 있다. 이 문제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러시아 측과의 접촉에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폴 매너포트가 동석한 만큼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 정부의 도움을 받고자 했다’는 것은 밝혀졌다고 볼 수 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측 변호인단이 ‘통제가 되지 않는’ 백악관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가결

탄핵 과정이 만만치는 않다. 일단 하원에서 전체의 과반, 상원에서 3분의 2가 찬성해야 탄핵이 최종 결정되는데 현재 공화당이 하원의 55.4%(241석), 상원의 52%(52석)를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전원은 물론 공화당 내 이탈표를 상당수 확보해야 탄핵이 가능한 구조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워싱턴포스트조차 탄핵이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아일랜드 도박사이트 패디파워는 이날 도박사들이 점치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이 55%에서 60%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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