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브랜드 이미지 커진 BMW
소비자들 할인 노리는 경향 강해져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우리의 생활 속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내차와 수입차 간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다양한 자동차 산업의 이야기(카톡)를 까놓고 얘기할 수 있는(까톡) 칼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요즘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선 BMW 뉴 5시리즈를 할인 해줄 때 구매하겠다는 의견을 자주 볼 수 있다. BMW가 '할인을 가장 많이 해주는 수입차 브랜드'라는 인식이 자리하면서 소비자들은 제값주고 사길 꺼리고 있다.
"몇 달만 참고 폭풍 할인 받는 게 좋다"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하고, 먼저 사면 '호갱'(어수룩한 고객)이라는 의견도 많다. 늦게 사면 할인을 더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빗댄 얘기다.
BMW코리아 입장에선 신차 효과를 내야 하는데 고객이 할인 시기를 엿보면서 구매를 망설이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신차를 가장 많이 팔아야 할 시기에 재고가 늘 수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시장에선 신모델이 출시되고 나면 초기에 고객이 많이 몰린다. 업체들이 추후 연식 변경 모델이나 상품 개선 모델을 내놓는 이유도 시간이 지날수록 신차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형 5시리즈는 올초 출시 초기부터 고객 반응이 미온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몇년 간 주력 모델 520d 등은 수입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로 입지를 다졌으나 올해는 그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상반기 한국 판매량을 보면 디젤 세단 520d가 2800여대 팔려 수입차 모델순위 8위에 머물고 있다.
이는 라이벌 경쟁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E클래스는 신형 차량이 지난해 나왔다. 5시리즈가 신형을 좀더 늦게 내놓은 만큼 더 많이 팔 수 있는 기회인데 정작 상황은 그렇지 않다. BMW 측이 속상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연말이면 할인을 해줄 것이란 얘기도 나돌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5시리즈는 출시된지 몇달 안된 신차인 데다 아직 대기고객이 많아 가격 할인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6기통 530d의 경우 최근 인증을 끝내고 판매를 시작했는데 할인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이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값 할인은 또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차가 안 팔려 재고가 늘면 어느 업체든지 어쩔 수 없이 눈물의 할인을 해야 한다. 벤츠 E클래스도 딜러 할인이 더해지면서 상반기 베스트셀링 자리에 올랐다.
BMW가 지금이라도 할인 없는 브랜드 이미지를 잡아나가야 한다. 달콤한 할인의 유혹은 당장은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순 있을지 몰라도 길게 바라보면 딜러 수익성 개선에는 오히려 독이 된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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