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평가때 대출실적 제외'
행정지도 내려 감독 강화
[ 정지은 기자 ] 금융감독원이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하반기부터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한다. 영업점 성과평가 때 가계대출 실적, 대출고객 증가 실적 등을 반영하지 못하게 규정한 행정지도를 은행들이 준수하는지 꼼꼼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금감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행정지도 공문을 각 은행에 보냈다. 이번 행정지도의 골자는 은행들이 영업점 성과를 평가할 때 가계대출 증가 실적을 반영하지 말라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2011년부터 영업점 평가 때 가계대출 실적 지표를 반영하지 못하게 했는데, 일부 은행이 이를 잘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관리·감독을 엄격히 하기 위해 행정지도를 다시 내렸다”고 설명했다. 행정지도 내용을 보면 은행들이 영업점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인 핵심역량지표(KPI)에 가계대출 관련 성적을 일절 반영하지 못하도록 했다. 전체 대출 취급 실적에서 가계대출 실적은 제외하고, 전체 대출고객 증가 실적에서 가계대출 고객 증가분을 반영하지 말라는 얘기다. 대신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 평가배점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KPI에 가계대출 실적을 반영할 경우 지점 간 가계대출을 늘리려는 경쟁을 벌이고, 결과적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문제를 야기한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지점들은 기업대출을 늘리기 어렵다 보니 가계대출을 늘려 실적을 높이려는 영업에 주력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계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려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다만 ‘새희망홀씨대출’ 등 서민금융 대출 실적은 KPI 평가에 반영하도록 주문했다. 또 지점별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및 분할상환 대출 비중도 KPI 평가에 반영할 수 있게 허용했다. 앞서 지난 1월 금융당국은 올해 말까지 전체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42.5%에서 45%로, 분할상환 대출 비중을 50%에서 55%로 높이도록 은행들에 주문했다.
금감원이 가계대출 관련 행정지도를 강화하기로 한 건 은행권 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가파르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724조8000억원에 달한다. 4월 말에 비해 한 달 새 6조원가량 늘었다. 증가 규모로만 보면 지난해 11월(8조8000억원) 이후 6개월 만에 최대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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