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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랠리' 위협하는 유가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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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 감산에도 올 14% 하락
미국 에너지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져



[ 뉴욕=이심기 기자 ] 국제 유가 급락세가 상반기 랠리를 이어온 뉴욕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 상반기 S&P500지수가 8.24% 급등하며 2013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증시 상승 원인의 하나로 S&P500지수를 구성하는 11개 업종 중 에너지 기업에 대한 실적 호조 기대감을 지목했다.

신문은 시장조사업체 팩트셋 자료를 인용, S&P500 기업의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에너지 기업을 제외하면 수치가 7%로 떨어진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가 하락이 에너지 기업의 순익 전망을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달 3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6.04달러, 같은 날 런던ICE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47.92달러로 장을 마쳤다.

상반기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인 두 가격지수 모두 14% 하락해 1998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오마르 아길라 찰스슈와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원유 및 정유사, 굴착설비 제조사 등 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이미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 전망도 부정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WTI 가격 전망을 기존 배럴당 52달러에서 47달러로 낮췄고,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54달러에서 5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을 포함한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을 내년 3월까지 연장했지만, 감산협약에서 제외된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미국의 증산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가 하락이 증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지난해 국제 유가와 S&P500지수가 동시에 저점을 기록한 데엔 글로벌 성장 둔화와 기업 투자 위축, 원자재 전반의 가격 하락과 달러 강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지금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상황이 다르다고 WSJ는 지적했다.

유가를 끌어내리던 미국 셰일원유 증산이 주춤해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정보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 시추설비(리그) 가동 건수가 전주보다 2개 줄어든 756개라고 집계했다. 리그 가동 건수가 감소한 건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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