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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세나 활동] '신인감독 등용문' 미쟝센 단편영화제, 올 출품작 1163편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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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서 29일부터 7월 5일까지 열려
윤제균·김태용 등 유명 감독 본선 심사위원으로 대거 참여

아모레퍼시픽 16년째 후원



[ 이수빈 기자 ]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적 메세나 활동인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올해로 16년째를 맞았다.

한국 영화의 기초 자산인 단편영화의 대중화를 위해 탄생한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지난 16년 동안 국내 신인 영화감독을 육성하는 축제가 됐다. 한국 영화 사상 최다 관객 기록을 세운 영화 ‘명량’의 김한민, ‘곡성’의 나홍진, ‘범죄와의 전쟁’의 윤종빈 등 감독들이 미쟝센 단편영화제로 데뷔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로 시작한 감독들이 다시 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차세대 신진 감독을 발굴해나가고 있다.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 구조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후원은 하되 관여는 하지 않는 게 문화경영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6월29일부터 7월5일까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에서 열릴 예정이다. 총 1163편의 작품이 출품돼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응모작 중 70편이 경쟁부문 진출작으로 선정돼 영화제 기간에 관객과 만난다. 2002년 500편이던 미쟝센 단편영화제 출품작은 작년 처음 1000편을 넘어섰다.

집행부와 심사위원 명단의 면면도 화려하다. ‘암살’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이 집행위원장을 맡아 영화제를 총괄하며, ‘아수라’ ‘감기’의 김성수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아 수상작 선정을 이끈다. 특히 윤제균, 김태용 감독 등 국내 정상급 감독들이 대거 참여한 본선 심사위원에는 과거 미쟝센 단편영화제 수상자였던 ‘검은 사제들’의 장재헌 감독과 ‘차이나타운’의 한준희 감독, ‘족구왕’의 우문기 감독 등도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이에 더해 염정아, 소지섭, 김옥빈 등 국내를 대표하는 영화배우들, ‘아가씨’ ‘베테랑’ 등에 참여한 김상범 편집기사도 명예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관객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초청 프로그램도 볼 만하다. 한국 멜로 드라마의 거장 ‘허진호 감독 단편 특별전’을 비롯해 국내 단편 다큐멘터리 작품을 상영하는 ‘(나), 카메라, 세계’, 전년도 수상작 초청 상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기초 자산인 단편영화를 대중에게 알리고, 재능 있는 신인 감독을 발굴하기 위해 2002년 탄생했다. 당시 단편영화는 어렵고 실험적이라는 선입견이 강해 관객을 흡수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대안의 블루’ ‘시월애’ 등을 연출한 이현승 감독은 “단편영화도 장편영화처럼 장르 개념을 도입해 관객이 쉽게 단편영화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리고 아모레퍼시픽의 토털 헤어 코스메틱 브랜드 ‘미쟝센’ 브랜드와 결합한 단편영화제 개최를 제안했다.

아모레퍼시픽 헤어 브랜드인 미쟝센은 ‘장면화’ 혹은 ‘연출하다’라는 의미다. 아모레퍼시픽은 미쟝센을 영화와 헤어 브랜드를 동시에 아우르는 중의적인 의미로서 영화제 공식 명칭으로 확정했다.

‘장르의 상상력展’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5개 섹션으로 나눠 본선 심사를 한다. 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 ‘비정성시’, 멜로 드라마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코미디 영화 ‘희극지왕’, 공포와 판타지 ‘절대악몽’, 액션과 스릴러 ‘4만번의 구타’까지 각 섹션의 명칭은 해당 장르를 대표하는 영화 제목에서 빌려왔다.

각 섹션의 명칭을 결정한 것은 당대를 대표하는 국내 최고의 감독들이었다. 박찬욱 감독은 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의 섹션 명칭인 허우 샤오셴 감독의 ‘비정성시’에서 빌려오기로 했고, 허진호 감독과 김대승 감독은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을 멜로 드라마의 섹션 명칭으로 결정했다. 또 봉준호 감독은 코미디 섹션의 명칭을 주성치 감독의 ‘희극지왕’에서 따왔으며, 공포와 판타지는 김지운 감독과 장준환 감독이 ‘절대악몽’이라 결정했다. 마지막으로 액션과 스릴러는 김성수 감독, 류승완 감독이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400번의 구타’를 변형해 ‘4만 번의 구타’라 명명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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