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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광물 캐려는 룩셈부르크…기업 주도 '우주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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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생태계만 조성
우주법 만들어 소행성 자원 채굴
'세계 1위' 인공위성 기업 육성
초기 R&D에 필요한 부담 덜어줘

실리콘밸리도 가세
우주벤처 투자하는 '엔젤' 늘어
고성능 위성·저비용 로켓 개발
혁신 아이디어로 '우주전쟁' 주도



[ 박근태 기자 ]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7일 개막한 ‘뉴 스페이스 2017’ 콘퍼런스는 민간 우주 기업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다. 올해 11번째인 이 행사에는 세계 40여 개국 1500명이 참가했다.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버진갤럭틱 등 쟁쟁한 민간 우주 기업을 비롯해 구글, IBM 등 우주산업에 관련된 정보기술(IT) 기업 관계자도 대거 참석했다. 행사장에서 지난 반세기 우주 개발을 이끌어온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물론 우주 개발을 주도하던 보잉, 록히드마틴, EADS 같은 전통적인 기업들의 로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자리를 엔젤 투자자, 상업 위성발사 시장에 도전한 벤처기업, 3D프린팅 기술로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중소기업, 초소형 위성으로 전통 위성시장을 넘보는 창업가들이 대신했다. 혁신적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우주 개발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 행사를 주관한 스페이스프런티어재단의 제프 페이지 의장은 “최근 수많은 창업가와 모험적인 투자가들이 우주산업에 뛰어들면서 지속가능한 우주 경제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 자원 선점 경쟁

미국우주재단에 따르면 2015년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3353억달러에 이른다. 인구가 58만 명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위인 룩셈부르크는 본격적인 우주 경제 시대로의 진입을 위해 전면적인 국가 개조에 들어갔다. 룩셈부르크는 이날 우주산업을 국가 경제 정책 핵심으로 삼는 ‘우주자원계획’을 발표했다.

에티엔 슈나이더 룩셈부르크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우주산업에 적합한 법을 제정하고 규제를 완화해 룩셈부르크를 유럽의 우주 자원 탐사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지난해 세계 최초의 우주 자원 채굴 기업인 플래니터리 리소시스에 2800만달러를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됐다. 이 회사는 2025년까지 소행성에서 희소 자원을 채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세계 1위 인공위성 운영 회사인 SES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회사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재활용 로켓 팰컨9을 이용한 장기 발사 계약을 맺으며 최대 고객으로 떠올랐다. 슈나이더 부총리는 “우주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국경을 초월한 전방위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지금이 투자할 때”

미국의 ‘뉴 스페이스’, 유럽의 ‘스페이스 4.0’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민간 우주산업을 표현한 용어다.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IT 기업이 우주산업에 뛰어든 데 이어 러시아와 중국, 일본 등 각국 정부가 민간 우주산업 육성을 발표하면서 우주에 도전하는 벤처기업이 앞다퉈 등장하고 있다. 지구 저궤도에 인공위성과 우주화물, 우주관광선을 쏘아 올리는 발사체 시장은 스페이스X, 오비탈ATK 등 민간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다.

플래니터리 리소시스를 비롯해 딥스페이스인더스트리(DSI) 기업 같은 우주광업 기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중동 국가들이 화성 탐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화성에 건설될 도시 청사진을 그리는 독특한 사업까지 등장했다. 마스시티디자인사는 화성에서 확보한 흙과 돌을 이용해 인류가 장기간 살 수 있는 도시를 건설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거부들의 자금이 흘러들면서 실리콘밸리 최대 투자사인 드레이퍼피셔저벳슨(DFJ)을 비롯해 가능성 있는 우주 벤처를 전문적으로 골라 투자하는 스페이스엔젤 같은 투자자도 늘고 있다. 채드 앤더슨 스페이스엔젤 CEO는 이날 “우주산업은 시장이 충분히 성숙했다”며 “지금이 바로 투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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