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20년 탐구
박현주 회장의 멘토들
이헌재·김석동·유성규 등 최고 전문가 스스로 찾아 교류
[ 김우섭 / 정영효 기자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최고의 전문가를 직접 찾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최고가 되려면 최고의 밑에서 배우라”는 평소 지론에 따른 것이다.
박 회장의 첫 번째 멘토는 1980년 중반 ‘증권영업 업계의 최강자’로 통하던 이승배 당시 동양증권 상무다. 투자자문사를 차려 이름을 날리던 시절 숱한 영입 제의를 물리치고 동양증권에 입사한 것도 이 상무에게 일을 배우기 위해서였다는 후문이다. 박 회장은 “소문에 의한 투자를 하던 시절 기업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영업하는 방법을 이 상무에게 배웠다”고 말했다.
이 상무가 투자자문사 설립을 위해 동양증권을 떠나자 박 회장도 입사 2년 만에 동원증권으로 이직했다.
동원증권 부사장과 사장을 지낸 고(故)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도 박 회장의 오랜 멘토였다. “정치권에 줄을 대거나 직접 정치에 뛰어들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김 전 행장의 조언 때문이라고 전해졌다. 32세의 젊은 과장이던 박 회장을 최연소 지점장으로 발탁한 유성규 전 미래에셋증권 부회장(당시 동원증권 영업이사)과의 인연도 깊다. 박 회장은 자서전에서 “조직 구성원의 역량을 믿고 전폭적인 신뢰를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며 “유 전 부회장의 안목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썼다.
1998년 국내 최초 뮤추얼펀드 출시를 위해 만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당시 금융감독위원장)와 김석동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당시 금감위 법규총괄과장)과도 오랫동안 교류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박 회장은 젊은 기업가도 적극적으로 만난다. 자수성가형 기업가인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과 친분이 깊다. 박 회장은 이 창업자에 대해 “오랜 시간 대화해도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머리가 시원해지는 느낌”이라며 “말이 통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과도 만나 경영 전반에 대한 조언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섭/정영효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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