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영화·역사부터
재테크 투어까지 다양여행사의 단체여행(패키지) 상품이 음식과 영화, 투자 등 '테마'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누구와 어디를 가느냐의 수준에서 벗어나 여행을 가서 '무엇을 할 지'로 초점이 바뀌는 추세다.
2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하나투어는 최근 지역보다는 테마를 강조한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쉐프투어, 영화투어 등을 내놓은 하나투어는 최근 자산관리사와 함께 떠나는 재테크 투어 패키지까지 만들었다.
여행업계에서 여행과 재테크를 접목한 상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투어가 선보인 재테크 투어는 TV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에 출연해 부자되는 해외여행 방법을 소개한 자산관리사 유수진 루비스톤 대표와 함께 베트남 호치민으로 떠나는 패키지다.
일반 패키지와는 달리 재테크에 초점을 맞춰 모든 일정을 진행한다.
유 대표와 호치민 현지 전문가가 동행해 베트남 경제 세미나에 참석하고, 호치민 아파트 모델하우스와 단지를 방문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시장, 대형마트, 백화점을 찾아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제품과 회사를 확인해 베트남 주식 종목을 선택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도 얻는다.
원하는 경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6.0%인 베트남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도 있다.
베트남 호치민 재테크 투어는 3박5일 일정으로 7월 6일과 8월 6일 2회에 걸쳐 출발한다. 선착순 30명만 예약 가능하며 금액은 289만원이다.
지난 5월 시험 운영에 참가한 지원자는 "개인 자유여행으로는 불가능했던 특별한 경험과 정보를 얻었다"며 "재테크에 관심있는 사람들과 여행을 하며 다양한 재테크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유 대표와 함께 베트남에 이어 인도 재테크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서 오세득, 최현석 쉐프와 함께 하는 쉐프 투어를 비롯해 영화 투어, 역사 투어 등 테마를 가진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하나투어 외에 인터파크투어도 맛을 주제로 '먹고찍고'란 테마 패키지를 진행한다. 전문 사진작가와 함께 숨겨진 맛집을 탐방하는 상품으로 러시아, 스위스, 쿠바, 크로아티아 등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여행사들이 테마 상품에 주력하는 건 국내 여행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기호와 관심사를 가진 여행객이 늘고 있어서다.
어느 국가, 어떤 지역을 누구와 함께 가느냐보다 여행지에 가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느냐가 패키지를 고르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 수요가 늘면서 여행객 눈높이도 높아지고 그만큼 수요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지난해 말 시작한 쉐프 투어의 경우 반응이 너무 좋아서 지역도 넓히고 상품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하나투어 패키지 여행객 수는 테마 상품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넘게 증가한 97만명에 달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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