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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스카이라인 바꾼 대한항공…미국 서부 최고층 73층 빌딩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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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의 결단으로 탄생
1989년 인수한 15층 호텔, 8년간 10억달러 들여 개발
조 회장 "윌셔 그랜드 센터…한국·미국 경협 확대 촉매제"

호텔은 31~72층…객실 900개
저층부엔 상업시설로 꾸며 1700여개 일자리 창출
LA시 "25년간 숙박세 면제"



[ 박재원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맥아더 공원에서 LA 중심가를 바라보면 빌딩숲 한가운데 유난히 우뚝 솟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335m, 75층 높이의 윌셔 그랜드 센터다. 이 건물은 아찔한 ‘유리 미끄럼틀’로 유명한 US뱅크(약 310m) 빌딩을 제치고 미국 서부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거듭났다. 15층짜리 호텔이 오랜 기간에 걸친 리모델링을 통해 컨벤션센터와 오피스 공간, 고급 호텔 등을 거느린 초고층 빌딩으로 탈바꿈해 LA의 스카이라인을 바꾼 것이다.

LA의 새로운 랜드마크

윌셔 그랜드 센터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년간 총 10억달러(약 1조1385억원)를 투입한 숙원 사업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개관식에 참석한 조 회장은 “윌셔 그랜드 센터는 한국과 미국, 대한항공과 LA 지역사회의 긴밀한 협력의 상징이자 LA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감격했다.

윌셔 그랜드 센터의 전신은 1952년 문을 연 스테틀러호텔이다. 이 호텔은 1983년부터 힐튼호텔로 운영되다가 1989년 대한항공에 인수됐다. 이후 옴니호텔을 거쳐 1999년 윌셔그랜드호텔로 이름을 바꿨다. 윌셔그랜드호텔은 입지 조건이 뛰어나 국내외 고객이 늘 넘쳤다.

하지만 낡은 외관은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지 않았다. 낮은 층수(15층)도 고급 손님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조 회장은 과다 투자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사내외 목소리를 물리치고 이 호텔을 전면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윌셔 그랜드 센터는 73층(252m) 건물에 첨탑을 더해 335m 높이로 완성됐다. 건물 상단은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하프돔’에서 영감을 받아 돔형으로 디자인했다.

최첨단 사무실, 호텔, 컨벤션센터가 들어선 이곳은 LA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저층부인 1~10층은 상업시설과 컨벤션센터, 11~30층은 사무공간, 31층부터 72층까지는 호텔시설로 꾸려졌다. 총 900개 호텔 객실은 인터컨티넨탈호텔이 운영한다. 호텔 로비가 70층에 있는 점도 자랑이다.

회사 관계자는 “투숙객들이 LA 스카이라인과 아름다운 야경을 만끽하면서 체크인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관광 활성화 이끈다

윌셔 그랜드 센터는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한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규모 8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위해 건물 부지에 총 8200만파운드(약 4만2930t)의 콘크리트를 투입했다. 레미콘 2120대 분량이다. 엄청난 양의 콘크리트를 쏟아부으면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윌셔 그랜드 센터 개관은 LA 지역 일자리와 관광 수요를 창출하고 건축 붐을 조성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관 이후 1700여 개 일자리와 매년 1600만달러 이상의 세수 증대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의 경제계 가교 역할을 하는 한미재계회의 위원장도 맡고 있는 조 회장은 윌셔 그랜드 센터가 한·미 경제교류 확대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A시는 윌셔 그랜드 센터 완공 후 25년간 숙박료의 14% 상당에 해당하는 숙박세(TOT)를 면제해주기로 하는 등 한진그룹의 투자에 화답했다.

조 회장은 “윌셔 그랜드 센터를 지을 때 LA 시정부가 많은 도움을 줬다”며 고마워했다. 반면 국내에서 무산된 서울 송현동 호텔 사업(경복궁 옆 7성급 호텔)에 대해서는 “여론이 뒷받침해주지 못해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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