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라면 트렌드…볶거나, 비비거나
편의점 즐겨찾는 10~20대
간편하고 다양한 맛 내는 국물 없는 라면 선호
CU서 지난달 매출 40%↑
이른 더위도 인기에 한몫
[ 이유정 기자 ] 화끈한 매운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이 제품을 키운 일등 공신으론 편의점이 꼽힌다. 편의점을 많이 이용하는 중고생들이 치즈 참치 계란 등을 넣어 자신들만의 레시피로 만들어 먹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면서 입소문을 탔다. 해외에까지 입소문이 나면서 2012년 출시 후 매년 5% 정도였던 성장세는 지난해 30%로 껑충 뛰었다.
모디슈머(자신만의 차별화된 조리법으로 즐기는 소비자)들의 등장과 편의점 라면인구의 증가로 라면 신제품에서 국물이 사라지고 있다. 이른 더위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얼큰한 국물 대신…볶거나 비비거나
농심은 올 들어 볶음너구리를 시작으로 짜왕매운맛, 카레라이스쌀면, 참치마요큰사발 드레싱누들(프렌치 머스타드소스맛) 등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모두 국물 없이 비비거나 볶아먹는 라면이다. 볶음너구리가 지난 2월 말 출시 후 3개월 만에 2200만 개 팔리고, 참치마요큰사발이 출시 50일간 20억원의 매출을 내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관련 신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기존 제품보다 매운맛을 강화한 핵불닭볶음면을 비롯해 쿨불닭비빔면, 커리불닭볶음면, 와사마요볶음면 등 4종을 내놨다. 해외전용으로 개발됐다가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5월22일 국내에 출시된 커리불닭볶음면은 한 달이 채 안 돼 10억원의 매출을 냈다. ‘비빔면 강자’ 팔도 역시 팔도초계비빔면 팔도비빔면 1.2를 새로 출시해 비빔면 제품군을 강화했다. 이 밖에도 볼케이노꼬꼬볶음면 등 국물 없는 라면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비빔면 시장에 도전장을 낸 오뚜기도 함흥비빔면이 80일 만에 750만 개가 판매되는 등 약진하고 있다.
◆간편하고 변화주기 좋아
국물 없는 라면 신제품이 잇따르는 배경에는 편의점 인구 증가와 일찍 찾아온 더위 등이 있다. 편의점에서 라면을 주로 소비하는 10~20대가 늘자 그들의 기호에 맞춰 비빔타입 제품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국물이 없어 먹은 뒤 처리하기 편리한 점도 젊은 층이 편의점에서 비빔종류 라면을 많이 찾는 이유 중 하나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달 국물 없는 라면의 매출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44%로 국물라면(7%)을 6배 이상 웃돈다. GS25에서도 비빔타입 라면의 성장률(용기면 기준)이 32.9%에 이른다.
국물 없는 라면은 다양한 레시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디슈머 트렌드와도 맞다.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와 불닭볶음면에 우유와 스프 등을 넣고 조리한 ‘불닭까르보나라’, 팔도비빔면을 골뱅이 등과 함께 즐기는 ‘골빔면’ 등이 대표적인 모디슈머 레시피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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