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계열사 매각 순항
법정관리 졸업 빨라질 듯
[ 이지훈 기자 ]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두 곳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STX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 계열사가 잇따라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하면서 STX그룹 구조조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PEF를 중심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두 곳이 각각 서울 회생법원에 STX조선해양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들 PEF컨소시엄은 전략적투자자(SI)를 끌어들여 회사를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과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STX조선해양을 법정관리에서 조기 졸업시킨다는 방침에 따라 인수 후보자의 자금조달 능력 등 매각 성사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회생기업을 최대한 빨리 시장에 돌려보낸다는 게 회생 원칙”이라며 “인수 의지와 능력이 있는 후보가 나타나면 회생 절차 졸업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은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다가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거쳐 지난해 5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곧이어 법원 주도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회사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하는 동시에 자산 및 자회사 매각을 통해 몸집을 줄여왔다.
손자회사인 STX프랑스는 이탈리아 핀칸티에리를, 자회사인 고성조선해양은 삼강엠앤티-유암코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 작업을 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최근 탱커선 4척 수주에 성공해 기업회생 가능성을 높였다. IB업계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갔을 때 곧 파산 절차를 밟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며 “기업회생절차를 통한 구조조정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STX그룹의 다른 계열사 매각 작업도 순항하고 있다. 기업회생절차가 진행되는 STX중공업은 이달 공고를 내고 매각 작업을 본격화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STX엔진도 이달 말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STX건설은 중소건설사 한 곳과 매각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STX그룹 지주회사 격인 (주)STX는 지난 3월 삼라마이다스(SM)그룹을 매각 우선협상자로 정했다. 하지만 매각가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채권단 판단에 따라 계약이 불발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른 시일 안에 (주)STX 재매각 일정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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