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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점들이 '국민연금 입점 쟁탈전' 벌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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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25시

글로벌 운용사 '대기 장소'
IMM의 할리스 최종 승자



[ 정영효 기자 ] 지난 5월 전북 전주시에서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사이에 때아닌 자리 싸움이 벌어졌다. 2월 서울에서 이전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건물의 커피숍 사업권을 놓고서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주변 지역에 입점을 준비하던 스타벅스를 뺀 대부분 커피 프랜차이즈가 신청서를 냈다.

기금운용본부와 바로 옆 건물을 쓰는 공단 본부 임직원 수를 모두 합해 봐야 600여 명 남짓. 큰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입지인데도 경쟁이 치열했던 것은 국민연금의 이름값 때문이다. 500조원이 넘는 자산을 굴리는 국민연금은 글로벌 5대 ‘큰손’으로 불린다. 국민연금의 출자를 받기 위해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자산운용사 임직원이 몰려든다. 기금운용본부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을 때는 ‘신사동 사옥 근처 커피빈에 가면 세계 4대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진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농담이 나돌 정도였다.

공모 끝에 ‘자본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숍’ 간판은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인 할리스커피(사진)가 달게 됐다. 국민연금을 가장 잘 아는 커피 사업자라는 점이 승리 비결이었다. 할리스 대주주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 국민연금은 지난해 IMM PE가 1조2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3호 펀드에 250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기금운용본부 사정을 잘 아는 IMM은 고객 맞춤형 전략을 총동원했다. 주변에 식당이 없는 점을 고려해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메뉴를 추가하고 공공기관 특유의 딱딱함을 없애기 위해 박공 구조(내부 공간이 단조롭지 않도록 지붕 등 재미있는 구조물을 넣은 인테리어)를 채택했다. 수익 일부를 장애인 복지단체에 기부하기로 한 것도 공공성을 중시하는 국민연금을 만족시킨 제안이었다.

입주 직원에게 10% 내외의 할인 혜택을 주기로 한 것도 주효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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